필자는 평소에 술을 즐긴다. 술을 많이 마시면 몸에 좋지 않고 다음날 속이 아파서 후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며칠 뒤에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술을 먹고 있다.
알코올 남용, 알코올 의존, 알코올 중독 등 지나친 음주에 대한 얘기는 많다. 술 권하는 우리 문화의 특수성도 무시할 수가 없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알코올 중독자의 수는 약 450만 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에 관한 정의나 기준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낼 수가 없다. 미국정신의학회는 술을 대뇌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향정신성 약물로 취급하여 술에 관련된 문제를 알코올 의존과 알코올 남용으로 구분한다. 알코올 의존(중독)이란 병적으로 술을 마셔서 생기는 사회적 기능과 직업적 기능의 손상 그리고 내성이나 금단증상을 말하며 술을 끊을 수 있는 능력의 상실로 인해 개인의 건강, 행복 및 명예에 위협을 받게 된 사람을 알코올 의존증 환자라고 정의한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알코올 중독의 원인을 볼 때 크게 유전적 요인과 행동학적 요인으로 설명한다. 알코올 중독은 유전전 배경이 강하다는 연구보고들이 있다. 물론 알코올 중독 부모의 자녀가 모두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알코올과 관련된 신경전달체계나 뇌 부위에 취약성을 갖고 태어날 확률은 높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술에 노출되면 알코올 중독이 될 확률은 매우 높아진다. 따라서 마시는 술의 양이나 빈도, 기간보다는 생물학적 취약성이 알코올 중독의 원인에 우선한다.
행동학적으로 볼 때 반복된 음주는 저절로 술 생각을 유발시키고 그러다 보면 알코올중독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화가 나서 자주 술을 마셨다면 화가 날 때마다 자동적으로 술 생각이 나고 술을 바라는 신체적 변화가 생기게 된다. 즉 술을 마셨던 시간, 장소 혹은 감정 상태에 노출되면 저절로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모두 술을 갈망하는 상태로 되어 결국 술을 마시게 되고, 따라서 알코올 중독으로의 진행은 더욱 가속화되는 것이다.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심리치료나 약물치료 등을 장기적으로 실시하지만 완벽한 치료법은 없다고 한다.
술에는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힘들 때 술을 먹으면 안좋다고 하지만 우리는 기쁠때는 기쁨을 나누며 술을 마시고 슬플 때는 위로삼아 술을 마신다. 술을 모르는 사람은 또 하나의 인생을 알 수 없고,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사람은 또 하나의 비참한 인생을 살게 된다는 말이 있다. 필자는 앞으로도 술이란 놈을 져버리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번 글은 왠지 술술 쓰여진 듯한 느낌이다.
 
최화진 편집위원 drum57@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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