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벤사이드(Daniel Bensaid, 1946-2010)몇 해 전 모스크바에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늦은 밤, 모스크바에서 가장 화려한 대로 중 하나인 트베르스카야 거리에 수많은 인파(주로 노인들)가 몰려드는 것을 보았다. 느린 걸음으로 행진하던 그들은 붉은 깃발을 들고 있었고, 그 가운데는 책이나 영화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던 레닌의 사진도 걸려있
건강염려증은 신체적 증상이나 감각을 과장되게 인식해, 자신이 심한 병에 걸렸다는 집착과 공포를 갖는 사람들의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건강염려증의 진단은 신체적 징후나 감각을 신체질환의 증거로 해석한 결과 심각한 질병을 가졌다는 공포감이나 그 믿음에 집착할 때, 그리고 그러한 믿음이 적절한 의학적 평가에 의해 잘못된 것이라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6개월
세계화의 진행과 함께 빈부격차가 극심해지면서, 국내에서도 여성의 빈곤은 특히 가속화됐다. 이에 여성 빈곤의 원인을 찾고 탈빈곤을 향한 모색이 다방면에서 이뤄지는 가운데에도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한 분야가 바로 건강문제라고 할 수 있다. 건강정책에 관해 이야기할 때 지배적인 것은 대개 의료-생의학-중심적 사고이며, 여성의 건강문제 역시 재생산 기능으로만
대학원이 달라진다. 모든 원생들은 자신이 소속된 학과와 계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따라 학부와 대학원을 통틀어 변화된 신(新)계열단위(표 참조)와, 행정직제 개편의 핵심인 계열별 부총장 명단(중대신문 11월 22일자 1면 참조)이 발표됐다. 개편안은 12월 초 이사회의 승인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계열단위 구조조정의
대세는 레닌이다. 한때는 체 게바라가 담당하던 혁명의 아이콘 역할을 지금은 레닌이 떠맡은 상황이다. 지젝도, 바디우도, 발리바르도 레닌을 노래하며, 이글턴도, 제임슨도, 캘리니코스도 레닌을 옹호한다. 물론 그럴 만하다. 정체성 정치와 정치적 올바름이 좌파를 순치(馴致)시키고, 문화다원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이 진보를 발치(拔齒)하는 상황이 좌파로 하여금 섹시한
과거에는 ‘뚱뚱한 사람’하면, 식탐 많고 게으른 사람으로 생각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제 비만은 유전 요인과 환경 요인이 결합된 ‘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비만은 요통·관절통은 물론, 혈압과 혈당을 올리며 혈관 노화를 촉진시키고 우울증을 유발하며 마취 후 합병증도 높아 그 자체만으로도 사망할 수 있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다시 부활한 이후, 지방선거까지 도입되면서 크고 작은 선거가 숱하게 되풀이되어 왔지만 어떤 선거에서도 환경·생태문제가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된 기억은 별로 없다. 2000년 이후, 의회에 진출한 진보정당들조차 환경·생태와 관련된 의제를 선거에서 주요공약으로 내세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환경파괴
지난 상반기 학술자치위원회(이하 학자위)는 학술자치위원회 위원장(이하 학자위위원장)이 선출되지 않아 공석인 채 현재까지 존속되어 왔다. 그러나 이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 원우는 거의 없다. 학자위가 무엇인지, 그동안 어떤 사업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모르는 건 마찬가지다. 이영호 씨(한국화학과 석사과정)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술자치위원회라는
지난 3일, 대학교육에 저항해 새로운 배움의 장을 꿈꾸는 ‘자유인문캠프’의 서막이 올랐다. 제2의학관 511호에서 열린 자유인문캠프의 첫 번째 강연 ‘자유로울 수 있는 자유-신자유주의적 자유의 역설’은 ‘새로운 대학’을 시작하기 앞서 던지는 근본적인 몇 개의 질문, 그 중에서도 ‘자
■에티엔 발리바르 (Etienne Balibar, 1942~)이제 레닌의 귀환은 부인될 수 없는 사실이 된 것 같다. <레닌에 대해 말하지 않기>(사이먼 클락 외, 2000)가 출간될 당시만 해도 전혀 관심이 되지 못했던 레닌이 어느덧 우리 시대의 지적 스타 지젝의 ‘레닌의 제스처를 반복하자’는 구호와 더불어 대한민국 진보
“180cm 이하는 루저라고 생각해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대생의 이 발언이 분노하게 만든 이들은 대다수의 ‘루저’ 남성 뿐만이 아니었다. 저신장 장애인 단체에서는 “저신장 장애인을 우롱”했다며 즉각 규탄에 나섰다. 저신장 장애인들의 반응에 힘입어 그녀에게는 ‘차이&rsqu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및 직업성 암에 걸린 많은 노동자들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결과를 근거로 노동자들에게 산재불승인 판정을 내렸다. 더구나 삼성자본은 ‘무결점’ 이미지에 한치의 오점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 직업병에 걸린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회유와 압박을 가하고 있다. &lsq
대학원의 공간부족 문제는 그간 수차례 거론되어 왔으나 사실상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많은 원우들은 그간 열람실과 강의실 부족 문제에 불편을 겪어왔다. 현재의 환경은 삼천여명이라는 대학원생의 수요를 채우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1일 선출된 제32대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는 “대학원 공간부족문제를 효율적인 열람실 개편을 통해 해
지난 8일, 아트센터 903호에서 132회 <중앙게르마니아>가 열렸다. 독어독문학과와 독일연구소가 공동주최하는 인문학 콜로키움 <중앙게르마니아>는 이 날 ‘우울’(발터 베냐민, <독일 비애극의 원천>)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학기 <중앙게르마니아>는 ‘감정의 문화사회학&rsqu
■알렉스 캘리니코스(Alex Callinicos, 1950~)캘리니코스의 입장에서 ‘레닌 재장전’이란 새삼스러운 표어일 것이다. 총알이 다 해서 탄창을 갈아 끼우는 게 재장전이라면, 그에게 ‘레닌’이라는 총알은 항상 장전중이기 때문이다.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의 중앙위원이자, 요크셔 대학의 정치학 교수이기도 한 그에
월경 전 증후군(PMS)은 월경 시작 2-6일 전에 나타났다가 월경 시작과 동시에 사라지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가리킨다. 증상은 백여 가지로 다양한데 두통, 구토, 발열 등과 함께 우울증, 무기력증, 불안감, 극심한 감정 변화 등 정신적인 증상도 포함한다. 이러한 증상이 심할 경우 흔히 이것을 월경 전 불쾌장애(PMDD)라고 부른다. 한 여
2008년 촛불운동 이후 한국사회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를 꼽으라면 ‘민영화’라는 말에 대한 대중적 인식의 변화를 들고 싶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민영화 또는 사유화는 이른바 ‘관영’의 반댓말, 즉 좋은 의미로 인식되는 단어였다. 그런데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공기업의 대대적인
지난 13일, 본교 법학관 2층 모의법정에서 ‘대학원 교육 시스템 개선/개혁 방안’을 발표하는 대학원 교육 선진화 방안 설명회가 있었다. 이 방안은 2011학년도부터 변경될 일반대학원의 학사운영사항을 기본으로 그간 각 학과별로 상이한 내규와 관행에 따라 다소 파행적으로 이뤄지던 교과과정 및 관리시스템을 수정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지난 16일, ‘통일 20년, 독일의 학문/지식 영역의 변화’라는 주제 아래 특별콜로키움이 열렸다. 사회학과와 중앙사회학연구소, 독어독문학과, 독일연구소, 현대문화연구소가 공동개최한 이번 특별콜로키움은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의 부학장을 역임하고 있는 바바라 드린크(Barbara Drinx)교수의 내한으로 성사됐다.교육과 젠더 문제를 연구
슬라보예 지젝의 첫 영문 저서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은 1989년에 출간되었다. 1989년은 대단히 상징적인 해이다. 그 해 봄 중국 공산당은 천안문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시위대―인민들!―를 탱크로 깔아뭉갰고 가을에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으며,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도미노처럼 잇달아 붕괴하더니 마침내 소련의 해체로 끝장을 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