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세계는 작고 하얀 방입니다. 미래는 이제 10살, 작은 병실에서 살아온 시간도 딱 그만큼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면역력에 문제가 있어 병실 문지방을 넘어가지 못한 미래에게 병원 바깥세상은 머나먼 나라입니다. 미래는 먼 나라 얘기를 텔레비전과 컴퓨터로 보고 듣습니다. 그곳에서는 매일 새로운 싸움과 죽음, 그리고 조그만 탄생이 있습니다. 미래는 작은 자신
지난 9월 우주대폭발(빅뱅)을 재현할 대형강입자충돌기(LHC)가 가동에 들어갔다. 실험이 성공할 경우, 과학계는 기존 우주관에 대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HC를 통해 우주탄생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편집자주> ■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 지난 9월 10일 공식적인 가동에 들어간 유럽원
울리히 벡의 신간 <글로벌 위험사회>(Weltrisikogesellschaft)가 지난해 독일에서 출간되었다. 전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불안을 ‘글로벌 리스크’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벡의 논의를 통해, 오늘날 세계적 위기를 타파할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미국의 비우량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경제위기의 한파가
지난 3일 <안녕? 허대짜수짜님!>을 연출한 정호중 감독을 만나 스크린 속 숨겨진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Q. 노동문제를 ‘극영화’라는 형식을 빌려 다룬 이유는. 사실 노동자의 삶을 다룬 다큐는 많지만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는 거의 없다. 20년 전 국내 최초로 영화 <파업전야>가 노동자의 삶을 다루긴 했으
지난 8월 장편 노동영화인 <안녕? 허대짜수짜님!>(노동자뉴스제작단 제작, 정호중 감독)이 개봉되었다. 이 작품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아울러 불안정한 노동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고민해본다. <편집자주> 영화를 보기에 가장 알맞은 장소가 따로 있는 것 같다. 내가 <안녕? 허대짜수짜님!>을 본 곳은 다름
■ 불안정한 노동자와 그 삶의 수호성인, ‘성프레카리오’ 경쟁이 미덕이 되어버린 21세기 사회에서 불안을 숙명처럼 떠안고 살아야 하는 계층이 등장했다. 이름하여 프레카리아트.‘불안정성’(precarious)과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를 합친 이 신조어는 ‘88만원 세
이달 1일 MRO(기업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시스템이 시행되었다. 이로써 학내업무에 필요한 사무용품 및 소모품 대부분은 이 시스템을 통해 구입해야 한다. 그간 현금으로 구입한 후 비용청구가 가능했던 30만원 미만의 물품도 이제는 구입요청 절차를 거쳐야만 구매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의 시행 동기에 대하여 안승언 관리처 구매팀장은 “지난 16개월
-헤이 킴. 많이 긴장되나? 다리를 떨고 있는데? -아, 캡틴. 긴장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겠죠. 다리 떨기는 단순한 버릇이지만…. 죄송합니다. -죄송할 게 뭐가 있어. 동양인은 소심하다더니 킴을 보면 역시 그래. 훈련 중에도 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봐, 넌 능력을 인정받아 뽑힌 최고 팀의 서브 리더라고. -하하, 그런가요. 그래도 출발
화석연료가 점점 고갈되고 있는 시점에서 바이오연료가 미래의 대안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식량부족현상과 또 다른 환경파괴를 부추길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둘의 대립된 시각을 살펴보고 바이오연료가 진정한 대안에너지가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 출처 : <한겨례> 2006.3.23 저탄소 녹
현대과학은 인간 탄생의 신비를 밝혀내는 데 집중해왔다. 태아의 수정에서 탄생까지의 과정을 캐내며 조물주의 신비를 파헤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어떠한 과학자도 죽음에 대해서는 얼버무릴 뿐이며, ‘죽어가는 자만이 죽음을 알 수 있다’는 통념이 지배적이다. 죽음은 현대과학이 아직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우리는 죽음을 어
<아이스퀼로스 비극 전집>, <소포클레스 비극 전집> 천병희 옮김 (숲, 2008)천병희 선생이 옮긴 희랍비극 전집 중 첫 두 권이 나왔다. 그동안 우리나라엔 희랍비극 전집이 없었다. 현대까지 전해진 희랍비극 전체 33편 중 우리말로 옮겨진 것은 18편뿐으로, 사실 이것도 모두 천병희 선생이 옮긴 것이다. 단국대학교출판부에서 나왔던 그
지난 9월 제6회 문학수첩문학상 시부문 신인상을 받은 황수아 원우를 만났다. ‘통조림’ 등 5편의 시로 등단한 황수아 원우는 최근 월간 <현대시> 11월호에 새로운 시를 발표하는 등 작가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다. Q. 당선소감에서 “이제 나는 울면서도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게 시라고 생각해왔다&rd
지난달 25일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와 행정실의 공동주최로 본교 외국인 대학원생 50명이 용인 민속촌으로 문화탐방을 다녀왔다. 이들은 전통음식과 풍속을 접하며 서로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탐방에 참가한 육로 원우(경영학과 석사과정)는 “전통 혼례식을 직접 봤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타 학과 외국인 학생과 만날
형씨도 홀로 한 잔이오? 이렇게 나란히 앉은 것도 인연인데 얘기나 나누며 마십시다. 혼자 마시면, 거 외롭지 않겠수? 그나저나 세상 참 많이 변했네. 3년간 다녀왔더니 적응이 쉽지 않아요. 어디 다녀왔냐고? 이 사람, 다녀왔다 그러면 척 하고 알아야지. 나오면 두부 먹는 데 있잖수. 어어, 그렇게 피하면 섭섭하지. 내가 가고 싶어서 간 것도 아니고. 나름
역사 속에 사라졌던 전염병들이 진화, 변종된 형태로 재등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에이즈나 사스, 에볼라 등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치명적인 신종 전염병이 수년 내 창궐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 이번 기획에서는 21세기 새로운 전염병들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알아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모색해본다. <
지난해 7월 학내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여 만에‘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처리에 관한 규정안’(이하 성폭력개정안)이 마련되어 심의 및 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이 개정안은 14명의 학교 및 학생 대표위원들로 구성된‘반(反)성폭력 규정 개정안 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가 약 3개월간의 논의과정을
영문학자 김우창의 에세이집 <풍경과 마음>(생각의나무, 2006)은 동양의 산수화가 갖는 의미를 미학이나 미술사를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자가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책이다. 저자가 미술사를 전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산수화를 피상적으로 다룬다고 오인할 수도 있지만, 결코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전공서적도 아닌데 집중하며 읽어야 하는 책
<악의 쾌락, 변태에 대하여> 엘리자베트 루디네스코 지음 / 문신원 옮김 (에코의서재, 2008)엘리자베트 루디네스코는 프랑스가 낳은 걸출한 정신분석학자이자 작가이다. 그가 쓴 자크 라캉 전기는 단순한 일대기의 차원을 넘어서 라캉이라는 사상가의 면모를 다각도로 조명한 책으로 정평을 얻었다. 확실히 그의 글은 매력이 있다. 아니 루디네스코 자체가
몇 달 전 외환시장에는 ‘도시락폭탄’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윤봉길 의사가 던졌던 도시락폭탄이 아니다. 이 신조어는 ‘달러 환율 상승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외환시장이 비교적 한가한 점심시간을 틈타 풀었던 대규모 달러’를 뜻한다. 환율이 미친 듯이 치솟고 주가가 폭락하는 전쟁 같은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정부와
“그 날은 참 따스했지. 늦가을 같지 않았어. 나는 얇은 모시 정장으로 멋을 냈단다. 계절에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날씨가 제법 따뜻했거든.” 노인은 물기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옆에 앉은 소년이 흘낏 쳐다보고는 인상을 구기며 다시 휴대용 게임기로 눈을 돌렸다.“새마을운동이니 뭐니 해서 여기저기 길이 뚫렸지만, 그래도 경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