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구성요소인 민족은 자연적인 종족적 기초를 갖는 것이 아니다. 민족은 과거 또는 미래에 마치 그들이 스스로 기원과 문화의 동일성 그리고 개인들과 사회적 조건들을 초월하는 이해관계의 동일성을 지닌 자연적 공동체를 형성한 것처럼 표상된다. 도달할 수 없는 민족이라는 순수성을 축도로 구성된 국가는 탄생부터 분리적 위기를 내장하고 있었으며, 내재적 적대는 국
지크프리트나 페르세우스 같은 신화 속 영웅들은 망각의 미덕을 갖고 있다. 여행과 전투를 거듭하다 죽어버리는. 하지만 영웅이지 못한 다수의 사람들은 망각의 능력을 가지지 못하는 자다. 망각의 불가능은 원한 즉, 불가능한 복수로부터 내재화되는 개념이다. 그들은 착취와 억압 속에서 자신이 느끼는 분노로부터 원한을 느끼지만 이는 현실에서 해결가능한 문제가 아니다.
1789년 프랑스혁명을 시작으로 자유와 평등에 관한 권리가 개방된다. 프랑스혁명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은 프랑스혁명 전후 수많은 제도적 변화가 있었고, 그 동안 억눌려있던 제3신분 등의 부르주아가 승리를 쟁취한 혁명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월러스틴은 프랑스혁명의 고유한 이례성을 제도적 변화의 측면이나 지배계급간 계급투쟁의 측면이 아니라 정치이데올로기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등의 경기를 직접 경기장에서 관람했던 이들이 국민의 몇 퍼센트일까. 정확한 통계수치가 없어 근거를 제시하기 어렵지만, 국민들이 올림픽이나 월드컵 때 열광해마지 못해하는 축구만 해도 평소 K-리그 경기의 관람인원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올림픽은 다르다. 올림픽은 4년마다 우리가 잊었던 경기규칙과 주요선수들을 망각의 언저리
홍희담의 소설 은 80년 광주의 비극을 보여준다. 죽을 것을 알면서도 도청에 남길 원했고, 그렇게 했던 그들은 비극적 혁명을 맞이한다. 알튀세르는 에서 그러한 비극적 혁명관을 제시한다. 그는 비극의 본질이 관객을 배우로 변화시키는 힘에 있다고 말한다. 관객이란 구경꾼이고 배우란 행위자이기 때문에, 비극은 구경꾼을 행위자로 변화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일과 대량살상무기인 탄도미사일 발사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기술적 기반을 토대로 이뤄진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이하 ICBM) 시험발사가 거의 같은 시점에 이뤄졌고, 유사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역사적으로 미소간 ICBM 기술경쟁은 위성 발사를 통한 우주개발, 우주안보 계획으로 발전
레닌은 에서 당시 유럽대륙 전체에서 고조되는 전쟁, 부르주아의 기만적 자유와 평화의 옹호, 기회주의자, 애국주의적 열망 등을 비판하면서 혁명적 사회주의자의 임무를 제시한다. 특히 그는 부르주아에 의해 기만당한 채 확산되는 전쟁, 즉 제국주의 전쟁을 침략전쟁으로 규정하고 그 이전의 억압을 폐절하고 자유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던 전쟁(봉기)을
언론의 당위적 속성은 어떤 사건을 사회적 관계 속에서 보도하는 것에 있다. 물론 언론이 생산하는 모든 보도가 그런 성격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이데올로기 장치로서의 언론은 내재적으로 그러한 속성을 갖는다. 언론은 스스로가 갖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어떤 사건을 분석·보도한다는 점에서 정치성을 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지 또한 비판적 정치성을 갖고 학내의 다
“비정규직 철폐! 투쟁! 단결투쟁!”의 함성이 교내에 죽비소리처럼 울린다. 어떤 우울감과 패배감이 지배하던 교내는 활기를 띤다. 자신들의 삶을 건 당차면서도 절실한 목소리가 그대는 깨어있는가라고 묻는다. 중앙대에서 청소·시설·경비직 업종이 간접고용화 되며 오랜기간 ‘최저의 침전지’로 머물렀던 그/녀들은 ‘더이상 억압할 수 없는 최저한도’에서 폭발했다. 청소
현대 민족국가는 정념의 모방에 기초한다. 그것은 가상적 동일성을 생산하는 제도적 토대 위에 구축되며, 민족적 동일성은 개인들의 다양한 가상적 동일성의 최종적 심판자로 기능한다. 이 때 민족의 신성함을 드러내는 상징들은 그것에 가상적으로 예속된 대중 내부에서 ‘정념의 정치’를 작동시킨다. 신성한 민족 구성원으로 과잉 동일화된 개인들은 과소 동일화된 개인들을
2008년 국민공모를 통해 한국최초우주인으로 선정된 이소연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방문해 18가지 과학실험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36번째 우주인 배출 국가, 세계에서 11번째 유인 우주과학실험을 수행한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대규모의 정부주도 대중과학사업으로서 우주인배출사업은 전 국민적 관심을 몰고
전쟁은 한국에서는 모두 ‘전쟁’으로 번역되지만, 전쟁의 본질과 원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쟁(war)론과 전쟁수행 방식에 주목하는 전쟁양상(warfare)에 관한 연구는 서로 구분된다. 전쟁론은 ‘전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이고, 전쟁양상연구는 ‘전쟁의 수행방식이 어떻게 구분되고 각각의 양상은 어떤 특징을 갖는가’ 혹은 ‘그러한 특징을 가져오는 요인들은 무
이달 첫 주부터 중앙대 분회 조합원들은 ‘정시 출퇴근’ 투쟁에 돌입했다. 그간 청소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상 7시 출근, 17시 퇴근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업무 때문에 ‘자발적’으로 새벽 5시에 출근해왔다. 현재 한 달 째 용역회사와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지난한 회의만 계속되고 있다. 노조 출범 한 달이 지났는데, 이전과 이후 어떤 것들이 달라졌나?
우리가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단어는 공교롭게도 ‘우리’다. ‘우리’는 보통 나를 포함한 집단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규정하는 정체성을 ‘우리’에게 투사하는 동시에 ‘우리’로부터 습득한다. 그러한 ‘우리’는 내부와 외부를 기초로 각각의 집단성을 공고히 한다. 역사적으로 그러한 ‘내(외)부 만들기’ 기획은 근대국가의 출현
영화 (조지 루카스, 1997)에 등장하는 데스스타는 강력한 레이저로 행성을 파괴하는 무기다. 극 중의 악당세력인 제국군은 데스스타의 압도적인 화력으로 전 은하계에 걸친 공포정치를 시행하고 있었다. 영화의 한 장면일 뿐이지만 이것이 80년대 미국 레이건 대통령에게 흔히 ‘스타워즈 계획’이라 불리는 전략방위구상(SDI)의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것은
“무너지는 동상의 이미지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출현을 목격했습니다. …… 적이 예상하지 못하고 일찍이 세계가 본 적이 없는 정확성과 신속성, 대담성을 결합하여 …… 이라크 정권을 무너뜨렸습니다”. 2003년 5월 1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군복 차림으로 항공모함에 오른 채 이라크 전쟁 종식
인류에게 상상되어 온 우주는 인류탄생의 신비가 깃들어 있고 모든 창조의 원형이 담긴 미지의 공간이다. 또한 인류문명 곳곳에 스며있는 태양과 달에 대한 신화는 우주를 낭만화 시키기에 충분했으며 이는 점성학이나 신학 등으로 포섭된다. 하지만 광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17세기 과학혁명 이후 우주는 탈주술화되며 과학의 대상으로 위상학적 지위를 달리하게 된다. 이후
최초의 마르크스주의 전쟁이론가인 엥겔스는 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유물론에 입각해 전쟁이론에 관한 개념을 발전시켰고 이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군사교리 기초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엥겔스는 실제 전장에 참전했던 경험으로 ‘장군 엥겔스’로 불렸으며 마르크스와의 지적 분업속에서 군사이론 연구를 진행했다. 그의 군사이론은 혁명론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으며 이는 화해불
학교에 청소노동자란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그녀들은 노동을 통해 생산에 소비된 잔여물들을 수거하고 처리한다. 7시-15시까지가 근무시간이지만, 그녀들은 매일 아침 주어진 과중한 청소업무를 제 시간에 마치기 위해 새벽 5시 반부터 스멀스멀 모습을 드러낸다. 누가 하라고 했던가. 하지만 그녀들은 새벽부터 빗자루를 들어야만 했다. 이런 그녀들은 비정규직이며 동시
올해 10월 초부터 본교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와 인권센터는 대학원 재학생 전체에 대한 인권실태조사를 벌인다. 조사 목적은 원생들의 인권실태를 파악하고 인권문제를 확인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본교의 인권정책 및 대응체계를 수립하는 것이다. 인권의 문제는 보이지 않거나 감춰지기 때문에, 이번 인권실태조사는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조사는 온·오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