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9.3.6 수 01:17
[포커스] 그렇다, 혼자만은 아니다
지난 2월 26일, 사회복지학과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이 연대 입장문을 발표했다. 학술공동체에서의 배제를 두려워하며 침묵했던 과거를 변화시키고자 함이다. 피해자들은 가해자·2차 가해자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할 것과 본부에 사건 해결을 조속히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고통스런 기억을 또 한 번 꺼내야했다. 문화연구학과 C강사 사건부터 영어영문학과 A교수 사건까지. ‘교수’의 권력형 성폭력이 계속해서 드러났지만 본부의 미온적인 대처로 우리는 여전히 가해자를 마주하고 있는 중이었다. 사회복지학과에서 ‘선배’라는 이름으로 오랜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자행된 성폭력 사건까지 추가로 드러나며, 그동안 침묵해왔던 학내 성폭력 사건이 지속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내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은 사건이 공론화돼 ‘학문을 지속할 수 없게 될지’ 모르는 두려움과 괴로움을 뒤로 한 채 학내 성폭력을 종식시키고자 용기 내 사건을 고발해 왔다. 본부와 피해자 지원 기구는 그동안 발생된 학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 왔는가. 피해자가 침묵하기를 바라는가. 지난해 12월 16일 본지는 ‘사회복지학과 사건 발생 및 인권센터 신고 경위’에 관한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 가해자는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의 남성으로, 학과 내 여럿의 여성 원우에게 오랜 기간동안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자행한 사실과, 인권센터 신고가 어렵게 된 경위에 관한 내용이었다.
[사회] “우리는 광속(光速) 숭배에 빠져 있다”
지난해 9월 10일, 폴 비릴리오(P.Virilio)가 심박정지로 생을 마감한 이후, 유럽 각국의 주요 언론들은 “우리 시대의 ‘속도의 사상가’가 영면에 들었다”며 앞다퉈 추모 기사를 내보냈다. 역사적으로 인류가 세계를 체험해 온 방식, 더 나아가 세계 자체와 관계 맺어온 방식에서 발생한 여러 변화를 ‘속도’라는 개념을 통해 일관되게 추적해오면서, 그 개념을 여러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키워드로 등록시킨 공로를 높이 산 것이었다. 그런데 비릴리오에게는 또 다른 호칭이 있다. ‘예언자’라는 호칭이 그것이다.
[예술] 누구를 위한 ‘국가’‘보안’‘법’인가
2018년 1월 29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월 26일 오전 10시 신학철 화백 <모내기> 작품을 서울지방검찰청으로부터 보관을 위탁받아 국립현대미술관에 보관했다’고 밝혔다. 붙임의 사진으로 작품이 상당히 훼손됐음을 알 수 있다. 검찰이 압수 후 작품을 서류봉투에 넣을 수 있는 크기로 접어 방치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자료원의 한국 근현대예술사 구술채록사업에서 신학철 작가와의 대담을 통해 <모내기>의 복원에 대한 생각을 들은 바 있다. 그의 입장은 명확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보수하지 말고 이 상태로 잘 보존만 하라고 말했어요. 훼손된 것도 역사의 증거물이니까.”
[과학] Disease X, 바이러스의 역사
바이러스는 인류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바이러스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역사의 경로가 바뀌었을 사례도 많다. 과거 천연두는 그야말로 재앙으로서 인구 증가 자체를 억제하는 자연력이었다. 천연두보다는 못할지라도, 에볼라출혈열과 지카열처럼 바이러스는 지금도 인류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곤 한다. 이러한 유행병은 보건 위생 수단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시험하는 한편, 적어도 보건 위생과 과학 지식의 보급이라는 측면에서 아직 세계가 불평등함을 말해준다. 본 글에서는 인류 역사에 영향을 끼친 바이러스를 확산 원인과 관련지어 살펴보자.
[특집] 내일의 등교를 위한 오늘의 출근
■ 조교 업무와 학업의 병행이 지속 가능한지 A : 병행할 수는 있지만 매우 힘들다. 물론 주 40시간 근무하는 일반 근로자에 비해선 15시간 덜 일한다. 하지만 업무강도가 낮지 않고 아침에 일하고 오후에 수업 들으면, 직장인이 6시 퇴근 후 자기 시간을 갖는 것과 똑같다. 직장인은 퇴근 후 휴식을 취하지만, 대학원생은 자기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 여유가 없고 삶이 피폐해진다. B : 지속 불가능하다고 본다. 조교 업무는 25시간 근무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주어진 업무를 완료하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퇴근 후에 수업을 듣고 대학원에 걸맞은 공부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문학] 그림책을 읽다, 그림책을 보다
그림책(Picture book)을 정의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그림책은…다’고 정의하는 것과 ‘그림책’과 ‘그림책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본 글에서는 후자로부터 시작한다. ‘삽화가 있는 책’(Illustrated book)과 ‘이야기 그림책’(Story picture book)은 ‘그림책’과 자주 혼동되는 용어다. 엄밀하게 말하면, ‘삽화가 있는 책’은 ≪전래동화≫, ≪안데르센 동화집≫같은 기존 문학 작품에 삽화를 더한 것이며, ‘이야기 그림책’의 경우에는 전자보다 스토리 전달에서 삽화의 역할이 더 크다. 그러나 두 형태의 공통점은 삽화 없이도 스토리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림책은 어떠한 책인가.
[학술] 주변의 역사, 구술사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구술사는 학계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사회·정치적 운동으로 시작했다. 1980년대 말부터 민주화 바람이 불자 근현대사의 공식적인 역사에서 가려졌던 사람들과 사건들이 구술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민사회에서 민중에 대한 관심과 억압되고 가려진 과거 사건에 대한 규명의 필요성에 의해 구술 자료 수집과 조사가 이뤄졌던 것이다.
[중앙아카데미아] 우리는 소셜미디어로 ‘소통’하고 있는가
2016년 말, 미국과 한국에서는 정치적 이슈에 대한 논쟁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대규모로 나타났다. 미국 대선과 한국의 대통령 탄핵 이슈는 닮은 듯 다른 결과로 마무리됐다. 미국 대선은 언론에선 힐러리 클린턴(H.Clinton)이 우세했지만, 온라인 빅데이터 분석은 트럼프(D.Trump)의 당선을 예측했고, 이 예측은 적중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각종 여론 조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이 예상됐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과연 언론·소셜미디어·댓글 등 수많은 온라인 정보들, 내가 보고 있는 주변 사람들의 게시물과 의견들은 사실과 얼마나 닿아있을까.
[토론문]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혐오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과학적 실천
실장 여론이라는 개념 형성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 중 하나인 월터 리프먼(W.Lippmann)은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것을 근거로 현실을 판단하기 때문에 어떤 정보를 접하든 간에 지각한 현실을 본인이 재구성한다고 주장했다. 리프먼은 1922년에 출간된 그의 책 《여론(Public Opinion)》에서 이를 ‘우리 머릿속의 그림(The Pictures Inside Our Heads)’으로 설명한다. 당시는 정보 이용 및 저널리즘 환경이 지금과 판이하게 달랐다. 정보를 접하거나 공유하는 것도 무척 어려운 시기였다. 그럼에도 이 시기에 리프먼이 ‘우리 머릿속의 그림’을 얘기한 걸 보면 인간은 근본적으로 현실을 자기중심적으로 판단할 위험을 지닌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저널리즘의 기본은 정확한 정보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인터뷰] 현대의 여론을 사유하기
■ 다원적 무지는 소셜미디어상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다원적 무지를 어떻게 자각하고, ‘여론’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지녀야 하는가 과거 연구는 다원적 무지 현상으로 인한 사회 보수화 경향을 설명하고자 했다. 그러나 현시대는 양극화돼가는 양상이 더 뚜렷한 것 같다. 즉,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취사 선택하면서 결국 집단극화(Group Polarization) 현상으로 이어지는 과정 어딘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원우 작품 소개] 도시는 삶의 장소성을 잃어버렸다
정지현 / 예술학과 박사과정
도시 속 건축물의 생성과 소멸, 이로 인해 변화하는 도시풍경에 관심을 갖고 있다. 태어나 쭉 살아온 서울의 아파트촌이 재건축공사로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유년시절 추억의 공간이 얇은 철판으로 가려지고 사람은 제외된 채 기능적인 도시화가 이뤄졌다. 이런 경험이 작업의 영감이 됐다. 사람들의 접근이 차단된 변화하는 도시 공간(건설·철거현장)에 개입해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의 변화를 기록하는 작업을 해왔다.
학내
[심층취재] 고발은 없길 바라며
지난해 12월 7일 ‘고발합니다.’란 제목의 대자보는 제40대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 회장 및 각 계열 대표 선출과 관련해 박세연, 연우진 후보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지난 12월 20일 임시 전체대표자회의(이하 전대회)에서 원총 선거결과가 무효 처리 되면서 2019년도 상반기 원총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로 운영되게 됐다. 비대위 위원장에 김윤선 원우가, 부위원장엔 이정현 원우가 임명됐고, 기존 2명의 국장과 공개모집을 통한 6명의 신임 국장이 임명됐다.
[연구실 모니터] 계면과 표면은 어느 곳에나 있다
계면과 표면에서의 물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연구를 한다. 계·표면은 어느 곳에나 있고, 계·표면의 특성은 벌크(Bulk)에서의 특성과 완전히 다르다. 마이크로 시대로 돌입할수록 계·표면은 더 많아진다. 특히 생체재료(Biomaterial)는 마이크로 나노 단위로, 사실상 물질 자체의 벌크적 특성보다 표면에서의 특성을 분석하고 제어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시되고 있다.
[특집] 을에게도 법적 안전망을
최근 대한항공, 위디스크 등 대기업 총수들의 굵직한 직장 내 괴롭힘(Workplace Harassment)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소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사회적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종래 직장 내 괴롭힘은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등 일부 법률에서만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실제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다. 이에 지난 1월 15일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을 주된 골자로 하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와 제76조의3이 ‘신설’됐고, 오는 7월 16일 시행을 앞뒀다.
[문화] 메가 스포츠 이벤트와 스포츠 외교
오늘날 스포츠는 어느 사회에서나 잠재적인 정치적 이슈이며, 스포츠에 내재된 문화적 주제는 언제든지 정치적 의미로 전환될 수 있는 이데올로기적 잠재력을 갖는다. 그런 까닭에 ‘스포츠는 훌륭한 정치·외교적 수단으로서 작동한다’는 주장에 대해 강력한 부인을 행하기란 쉽지 않다. 스포츠가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유용성을 확보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스포츠가 표방하는 표면적 비정치성과 중립성, 그리고 스포츠가 어떠한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 사용됐을 때 수반되는 책임의 경미성에 기인한다.
[역사 속 스포츠 ]기적의 스포츠 외교, 핑퐁외교
핑퐁외교는 1971년 나고야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시작됐다. 대회에 참가한 미국 선수 글렌 코완(G.Cowan)은 중국 선수단의 셔틀버스에 타게 돼, 당시 중국의 탁구영웅 좡쩌둥(Z. Zedong)을 만난다. 버스에서 좡쩌둥은 코완에게 황산(黃山)이 그려진 수건을 선물 하고, 이후 코완은 ‘Let it Be’ 문구가 새겨진 3색 티셔츠를 좡쩌둥에게 선물한다. 버스에서 내린 직후, 대기하던 기자들의 질문에 코완은 ‘중국에 가보고 싶다’고 답했다. 두 사람의 우애와 반대로 미·중 간 교류는 냉전체제 하에서 단절된 상태였다. 그러나 1953년 소련이 흐루시초프 체제로 전환되자 중국과 소련의 관계는 멀어졌고, 1969년 무력충돌에까지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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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현실적인 숫자와 구체적인 현실
올 해도 ‘역시’ 등록금은 인상됐다. 등록금 고지서의 숫자들은 야속하게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데 그 숫자들과 당면한 대학원생, 우리의 현실은 꽤나 구체적이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조교·간사·아르바이트 등의 기타 업무를 병행하느라 학회와 세미나에 빠지기는 부지기수이며, 학기말 페이퍼와 소논문은 기간을 넘기더라도 ‘제출’이면 감사하다. 누가 이런 대학원생을 나무랄 수 있을까.
오피니언
[교수칼럼] 개강을 앞둔 몇 가지 단상
최동민 / 유럽문화학부 독일어문학전공 강사
개강을 앞둔 몇 가지 단상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 방학이 벌써 끝나버렸다. 그렇지만 방학이 빨리 지나갔다는 사실은 시강강사에게 꼭 나쁜 일 만은 아니다. 강의료가 지급되지 않는 방학이란 남은 곡식이 똑 떨어지는 춘궁기나 다름없으니 시름 속에서 보내다 보면 시간의 흐름은 오히려 더디다. 나는 다행히도 계절학기 수업을 진행한 덕에 방학 기간을 그런대로 배 주리지 않고 나름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으니 행운이었다. 그러나 행운은 모든 강사들에게 찾아오지 않는다. 요즘 대학가에는 ‘강사법의 유령’이 맴돌고 있어 더욱 그렇다. 강사법을 준비하신 강사단체의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해고의 바람이 여기저기서 불고 있다.
[원우말말말] 부서지기 쉬운 삶을 산다는 것
한재영 / 문화연구학과 석사과정
다들 어렸을 때 불렀던 동요 ‘내 동생’을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 개였던 그 동생. 지금은 기억도 안 나는 유치원 시절 불렀던 노래를 대학원 다니는 내내 부르고 다녔다. 그 동생은 별명이 서너 개였는데, 당시의 나는 아르바이트가 서너 개였다. 짤막한 가사 가운데 심금을 울리지 않았던 것은 없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을 하나 꼽자면 ‘어떤 게 진짜인지 몰라 몰라 몰라’였다.
단신
[단신] 대학원생 권리보호 상담창구 <대학원생119> 결성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이하 대학원생노조)은 지난 1월 <대학원생119> 결성을 공표했다. 대학원생노조와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대학원생에 대한 학교 및 교수의 부당한 대우에 공동 대응하는 권리 보호 상담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플랫폼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지 2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대학원생노조 측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 기준 도합 26건의 제보가 접수됐다.
[단신] 19학년도 상반기 일반대학원 오리엔테이션 열려
2019학년도 상반기 일반대학원 오리엔테이션이 지난 2월 26일 아트센터 대극장(301관)에서 열렸다. 먼저 성폭력예방교육 동영상을 시청한 후 신그리나 강사(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인권센터 안내가 이어졌다. 신그리나 강사는 “일상생활에는 무의식적으로 지나칠 수 있는 인권침해 요소가 많다”고 설명하며, 인권침해 문제에 세심한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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