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5.5 화 23:34
[포커스] 무관심한 원총, 사라지는 목소리
원총의 홈페이지 개설 작업은 3년 전부터 계획된 사업이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주은 총학생회장은 “대학원 총학생회 홈페이지 개설은 총학생회의 숙원 사업”이라며 “네이버 카페의 한계는 총학생회 내부에서도 절실히 느낀 바가 있으며 제41대 총학생회에서는 반드시 완료해야 할 사업으로 생각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간 홈페이지 개설 작업이 미뤄진 행태는 그 절실함에 부응하는 노력이 수반됐는지 되묻게 만든다. 2019년 10월 25일 원총과 ㈜아반소프트는 홈페이지 개설을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 취재결과, 2월 20일 자로 국문판 작업이, 4월 17일 자로 영문과 중문 번역이 완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반소프트 한창수 팀장은 현재 QC(Quality Control) 과정 중에 있고 최종검수와 실 도메인 연결 작업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홈페이지는 왜 아직도 열리지 않았을까. 홈페이지 개설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한 팀장은 “중앙대 대학원 담당자가 바쁘다 보니 작업에 필요한 자료 수급 및 단계별 검수 요청에 대한 회신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답했다. 홈페이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던 원총은 바빴다. 그들은 그렇게도 바빴을까. 원총이 바쁜 사이, 지금도 공간이 없어 담을 수 없는 원우들의 목소리는 허공에 흩어져 사라지는 중이다. 이 회장은 “5월 내로 홈페이지를 개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고 ㈜아반소프트 또한 “폼은 모두 완성된 상태다. 대학원 측에서 콘텐츠만 잘 정리해서 사이트를 꾸민다면 5월 중에 충분히 오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며 홈페이지 개설이 완료되는 시점에 대한 의견을 통일시켰다. 더 이상 ‘바쁘다’는 이유로 홈페이지 개설이 지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회] 이성애적 상상력과 트랜스젠더퀴어의 이미지
루인 / 트랜스/젠더/퀴어 연구소 선임연구원
2020년 1월 말, 숙명여대 법학부에 트랜스여성 A씨가 합격했다는 뉴스가 포털 사이트 메인을 장식했다. A씨는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한 박한희 변호사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히며, 얼마 전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했다는 이유로 강제 전역당한 변희수 하사를 지지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합격 소식을 공개했다. A씨의 합격 소식이 알려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부 여대 재학생들이 ‘여성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입학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그 근거로 트랜스혐오를 사용했다. 물론 숙명여대를 비롯해 많은 인권 단체에서도 그를 향한 지지의 입장을 밝혔지만, 안타깝게도 트랜스여성의 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전례 없는 주목을 받아 트랜스혐오 발화는 계속해서 재생산됐다. 결국 합격생 A씨는 입학을 포기하고 재수를 결정했다. A씨의 합격은 왜 심각한 문젯거리, 스캔들이 됐는가.
[예술] 전복의 자화상
임혜송 / 국민대 강사
카엔의 전복의 자화상 이면에는 레즈비언 엘리트의 주체적 자아 발견과 성 정체성의 재정의라는 사포의 ‘여성주의적’ 동성애 미학이 숨겨져 있다. 특히 1920년대 신여성의 젠더 모방은 카엔의 생애 전반에서 연출되는데 자아 비판적 패러디와 동성애의 은폐를 위해 왜곡된 신체의 가장 및 정체성 전복은 대표적 사례다. 카엔의 자화상 사진 일부는 아버지의 가부장적 권위를 모방하거나 남성적인 제스처를 가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남성 젠더 모방에는 단순히 남성적 특권과 권위의 심리적 공유 그 이상으로 젠더 전형화의 허구성을 조롱하는 아방가르드적 연출전략이 숨겨져 있다. 결국 성적으로 억압받는 여성 신체와 자아 정체성에 대한 카엔의 개인적 트라우마가 왜곡되고 해체된 이미지로서 우의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동] 플랫폼 노동, 자유노동, 그리고 기본소득
이원재 / LAB 2050 대표
자유노동은 치명적 결함을 안고 있다. 다양한 사회보험으로부터 배제돼 있다는 점과 고용계약을 맺지 않고 일하기 때문에 아직 사회적 인정체계가 없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은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 가지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소득의 불안정성이다. 고용계약에 맞춰 일정한 금액을 주로 매달 지급받는 종속 노동과 달리, 자유 노동은 시장 상황에 따라 수입이 들쭉날쭉하다. 이런 고용계약 관계에서는 대부분 고객과 단기 계약을 맺으며 초단기 노무를 제공하고, 길어도 1년 미만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일거리와 소득이 한꺼번에 몰릴 때도, 아예 없을 때도 있다. 따라서 이런 자유 노동 종사자들의 삶이 안정되려면 기본소득제가 실행돼야 한다. 기본소득제는 모든 개인에게 조건 없는 소득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는 조건 없이 주어지는 소득이기 때문에 자유 노동의 소득 불안정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일감이 없어 소득이 적을 때는 기본소득을 근로소득에 더해 소득을 보충하다가, 일감이 늘어 소득이 높을 때는 세금을 더 내서 기본소득의 재원을 제공한다.
[중앙아카데미아] 후보자의 정책, 정당, 스캔들이 유권자의 투표 행위에 미치는 효과
전미연 심리학과 박사
이번 총선은 소수 정당들이 사표 심리 대신 지지율만큼 원내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다. 이 시점에서 질문은 처음으로 돌아간다. 지금 한국 유권자는 정책에 중점을 둬 후보를 선택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선명하게 드러난 지역별 정당 의석수에서 나타난다. 이번 선거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이 났지만, 전통적으로 보수 지역이라 불리는 지역들은 여전히, 그리고 지난 총선보다 더 높은 비율로 보수 정당을 선택했다. 전반적으로 총선과 대선의 결과를 동일하게 해석할 수는 없지만 대선 역시 유권자가 정당과 대통령을 구별하지 않고 지각해 투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본 연구는 가상 후보를 내세운 모의 선거를 함으로써 실존하는 특정 정치인의 이미지를 최대한 배제하고 유권자에게 정책의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도록 했다. 본 연구에서 정책 정보가 정당보다 강력했던 것은 초두효과의 영향일 수도 있다. 만약 한국 사회가, 그리고 유권자 본인이 정책으로 후보를 선택하길 원한다면 가장 쉬운 접근은 정당이 배제된 정보의 우선적 제공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유권자는 우리 사회가 원하는 선거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유권자의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토론문] 바람직한 선거를 향한 초석
전미연 박사의 연구는 엄격한 실험연구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정교하게 짜여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변인들 간의 효과와 상호작용을 살펴봤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대학생 참여자들의 투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의 상대적 영향력을 객관적으로 추론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을 통해 우리가 상식적으로 믿는 현상이 사실은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엄격하게 통제된 실험 현장과 같지 않다는 점에서 해당 연구 결과의 해석은 다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향후 이 연구를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좀 더 확장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투표 성향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후보자의 정책, 도덕성, 정당, 지역 중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특정 문제에 관대한 태도를 취하게 하는지 후속 연구를 통해 답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훌륭한 리더를 선출하는 것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과 직결돼있다. 그렇기에 유능하면서도 도덕적인 리더를 세우는 것은 몹시 중요하다. 사람들이 정치인들에게 부여하는 사회적 역할과 책임, 도덕성 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특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약화시키거나 강화시키는 변수를 명확히 한다면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를 고민하는 장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유권자들의 표심을 ‘뒤바꾸는’ 요인
전미연 심리학과 박사
초두효과는 정보 순서에 관련된 효과를 의미한다. 같은 가치의 정보라 해도 먼저 받아들인 정보는 대상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기에 이후 들어오는 정보를 지각하고 해석하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책으로 인해 이미 결정된 후보의 인상은 수용에 시간차가 있는 정당 정보의 효과를 상대적으로 제한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정치적 역사는 서구 민주주의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짧다. 또한 1990년대까지 한 번도 정권 교체를 경험하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국 선거에서는 보수 정당은 여당, 진보 정당은 야당으로 고정하고. 유권자의 여야 성향이 선거의 가장 중요한 예측 변인이었다. 그러나 87년 민주화 이후엔 지역주의가 후보 예측의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부각됐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유권자들이 정당을 선택하는 것이 지역주의가 매개된 결과라고 설명하는 연구들이 있었고, 정당에 대한 심리적 애착 역시 지역주의의 결과라는 주장이 있었다. 그런데 2002년 이후 선거에서는 지역주의가 갖는 영향력이 점차 약화됨에 따라 이념이나 세대 갈등이 주요 예측 변인으로 부각됐다. 이런 맥락에서 정당 효과의 약화를 지역주의의 약화와 관련해 해석한 것이다.
[원우 작품소개] 나,우리,인체,회전
한광우 / 예술학과 박사과정
회전은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움직임으로, 이로부터 만들어지는 원은 고대 그리스 시대에 절대자 혹은 진리를 상징했다. 또한 동양사상 천원지방(天圓地方)에서도 하늘은 원의 형태로 등장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원은 하늘, 완전함, 불멸 등을 의미하는 신성한 도형으로 사용된 것이다. 그리고 21세기에 작가로 살아가는 나에게 원은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전통적이지만 새로운 도형으로 변모한다. 살아있는 것은 움직인다는 명제하에 우리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인생이라는 한정적인 시간은 그 사유를 되묻게 만든다. 또한 매일이 반복되는 듯한 삶의 모습은 마치 쳇바퀴를 도는 것과도 같기에 회전, 즉 원의 정의는 시의성을 갖고 재탄생하게 된다.
학내
[심층취재] 구멍난 회칙에서 새어나가는 권리
학생회칙은 학생회의 민주적 운영을 담보하며 대학 내 자치 실현이 가능하도록 하는 근간이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학생회의 권리와 의무는 회칙으로 구체화되며 이에 근거해 견제와 비판도 이뤄지기 때문이다. 본교는 작년까지도 선거시행세칙의 부재와 감사 규정의 모호성 등으로 문제를 겪었으며 여전히 해당 회칙은 유지되고 있어 향후에도 문제 발생이 우려된다. 지난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 선거운동 과정 중 선거시행세칙의 모호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칙의 포괄적인 내용을 구체화해야 하는 세칙은 그 목적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개정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후보자 자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안인 징계 역시 본교 세칙은 ‘각 장에 어긋나는 행위’ ‘기타 중앙선관위가 징계 사유라고 결정한 사항’ 정도로만 규정하고 있어 후보자의 유세 과정 중 발생하는 불법에 관한 문제는 개인적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반면 고려대 일반대학원 선거시행세칙은 불법성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고자 시정명령, 주의, 경고에 해당하는 경우를 자세하게 열거하고 있으며, 특히 민감한 경고의 경우 21개의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선거운동 방법에 대한 규정을 둬 새로운 방식의 선거운동에 따른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는 등 선거 과정에서의 세칙 미비로 인한 문제를 사전에 최대한 방지하고 있다.
[사설] 대학원생 인건비, 잊지 말자
5월은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이다. 이번 신고 기간에는 2019년에 세금을 제한 프로젝트 인건비를 받은 대학원생이 세금 환급을 신청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등록금 감면이나 증서환불의 형태로 지급된 장학금의 경우는 종합소득세 신고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원우들이 등록금 마련과는 별개로 대학원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외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한다. 물론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학문 분야에 대한 실적을 쌓을 수도 있고 경험증진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기본업무가 행정 잡무임을 고려하면 엄연한 ‘노동’의 범주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중앙대학교 역시 산학협력단에서 교원 1인당 연구비 2억을 달성해 외부 연구비 수주를 증대하고, 대학재정 기여를 확대해 운영의 내실화를 꾀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 지점에서 하청구조가 떠오르는 건 과도한 해석일까. 학교 본부가 사장의 역할을 하고 교수는 그 사이에서 중간관리자가 되며, 대학원생은 그 아래 연구노동자로 빡세게 구르고 있는 현실은 하청구조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영화읽기] 가라앉은 배, 떠오르는 진실
세월호 참사 특별 조사 위원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박근혜 7시간’ 조사 방해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가 새로 발견됐다. 배가 가라앉은 건 차오르는 바닷물 때문이 아니라 ‘은폐’와 ‘조작’이라는 무게 때문이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외침에도 명확한 답변 없이 침묵을 유지하는 정부는 6년 전 그날, 가만히 있으라 하던 선원들과 얼마나 다른가. 정치로, 은폐로, 적폐로 난도질당해 뭍으로 올라온 선체는 너덜너덜해지고 녹이 슨 채 가만히 목포에서 진상규명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읽기] ‘익숙한 폭력’의 공포
익숙한 무언가가 갑자기 낯설어질 때 사람들은 흔히 공포를 느낀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우리의 일상은 되물을 수 없이 그저 받아들여지는, 또 그렇게 무뎌지는 것들에 의해 유지되곤 한다. 영화 〈4등〉은 만년 4등인 수영 선수 준호의 이야기를 통해 스포츠계에 만연한 폭력을 조명한다.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준호를 때리는 코치 광수는 한 소년의 꿈을 땀과 눈물로 얼룩지게 만드는 세속적인 어른의 모습을 취한다. 그러나 온몸에 피멍이 든 준호가 동생에게 또다시 ‘영광의 상처’를 물려주는 순간, 명확하기만 했던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경계는 이내 흐릿해진다. 폭력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강하고 파괴적인 느낌을 주지만 때로는 위악적일 만큼 친근하다.
[바이오] 치유와 파괴의 양면성
염건웅 /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
국제기준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미만인 경우 그 나라는 마약 청정국에 속한다. 현재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24명꼴로 이미 청정국 지위를 잃었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단속된 마약류 사범은 1만 2천 613명에 달했다. 수사기관에서 적발한 마약류 사범 이외에 단속되지 않은 암수 범죄까지 더하면 국내 마약류 사범 규모가 3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인터넷, SNS 등을 통한 마약류 유통이 확산되고, 인터넷과 연계된 국내외 유통구조로 일반인들이 해외에서 마약류를 구입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불특정 다수가 다양한 방법으로 손쉽게 마약류를 접할 수 있는 현실에 다다랐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정치] 언제적 18세 선거권인데
이동수 / 청년정치크루 대표
우리나라 첫 선거에서 적용된 만 21세 선거권은 12년 뒤인 1960년, 만 20세로 한 살 더 낮아졌다. 그리고 45년 동안 유지되다가 2005년에 이르러서야 만 19세로 내려갔다. 이는 당시 국제적 흐름에 맞춰 제기된 만 18세 선거권 이슈와 그에 따른 강한 반발을 포용한 일종의 절충점이었다.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은 2001년 민주당이 ‘19세 선거권’을 추진했을 때에도 반대하고 나섰는데, 선거연령 인하는 고등학교 교실까지 정치의 장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기성세대의 틀에 청년과 청소년들을 끼워 맞춘다면 그 사회의 발전은 없다. 단지 이전 시대를 답습할 뿐이다. 왜 박정희가 위대한 대통령인지, 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해야 하는지 줄줄이 읊게 하는 교육은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본인이 당장 피부로 느끼고 있는 부조리한 현실을 스스로 바꿔갈 수 있는 방법부터 알려주면 된다. 일상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그 사회는 진보한다. 이는 충분히 훌륭한 토양을 갖추는 길이 될 것이며 만 18세 선거권은 그 위에 뿌려질 씨앗임이 분명하다.
[생태] 윤리적 의무로 빚어진 채식
최훈 / 강원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채식주의자는 국어사전에 따르면 “고기류를 피하고 주로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 위주로 식생활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채식주의자는 다시 고기류를 어느 정도까지 피하느냐에 따라 분류할 수도 있고, 어떤 동기 때문에 채식주의자가 됐느냐에 따라 분류할 수도 있다. 윤리는 단순히 호불호가 아니라 보편적인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다. 윤리적 채식주의자는 대체 어떤 근거로 다른 사람을 설득시킬까.
단신
[단신] 미숙한 온라인 어학시험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등 서울 주요 대학원이 졸업시험을 오프라인으로 시행한 것과 달리, 본교는 개교 이래 최초로 논문제출자격 어학시험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시험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몇 가지 문제로 인해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험문제가 이미지 파일로 출제됐으나 글씨 확대에 대한 안내가 부족했으며, 네트워크 연결 문제 등으로 인해 시험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에 시험 종료 후 일부 원우들은 해당 문제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더 나아가 이번 시험에서는 부정행위 방지에 대한 대책이 충분하지 않아 공정한 시험 진행이 어려웠다. 시험이 상위 70%만이 합격하는 상대평가로 진행되는 만큼 부정행위가 발생할 소지가 높지만 윤리서약서 이외에 이를 방지할 대책이 없었던 것이다.
[단신] ‘개선’이 필요한 인권 개선 그림 공모전
공모전 수상작에는 피부색을 Black, White, Yellow로 명시해 인종차별을 표현한 작품이나 무료 사진 사이트의 그림을 그대로 가져와 문구만 삽입하는 작품이 선정되는 등 선정기준과 심사 과정에 대해 의문이 들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원총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권센터의 심사 과정을 존중”하고 “이 과정에 원총이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며 “인권센터에서 심사 결과를 취합해서 등수까지 매겨 결과를 보내고 우리는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원총은 “인종차별을 포함한 모든 작품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부터 인권존중이라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보여주기 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문제지만 총학생회에서 보여주기 위한 사업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수상작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차별과 혐오 표현도 다양성이라는 명목 하에 용인되는 현실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오피니언
[교수칼럼] ‘AI 창작권’ 보호의 필요성
손승우 / 산업보안학과 교수
올해 3월, 중국 법원은 인공지능이 작성한 글의 저작권을 처음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2015년 개발된 AI ‘드림라이터(Dreamwriter)’가 작성한 주식시장 분석 기사의 독창성을 인정하고 이를 무단으로 웹에 게재한 행위를 저작권 침해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 판결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아직까지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의 창작물만을 보호하기에 AI 창작물은 보호받을 수 없다. 최근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AI가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며 심지어 드라마에서 연기까지 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AI 창작물을 보호하는 저작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를 비롯해 다수의 국가가 AI 창작물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다.
[원우말말말] 게임 산업, 희망적 미래를 내다본다
김은비 / 경영학과 박사과정
오락실에서 100원짜리 동전을 앞에 두고 조이스틱을 마구 휘두르며 즐기던 게임에서 시작해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가진 지금까지 게임 산업은 더디지만 조금씩 발전해왔다. 예상치 못했던 시국으로 인해 게임의 가치가 재발견되고 그에 힘입어 게임 산업도 성장하는 요즘, 이전보다 더 큰 폭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새로운 변화의 흐름에 따라 게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길 바라며 더 나아가 국내 e-스포츠 및 게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발전이 잇따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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