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9.10.1 화 22:53
[포커스] 질적성장을 위한 더 넓은 스펙트럼
최근 한 고위공직자의 자녀가 고교생 자격으로 2주간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SCI 등재논문에 제1저자로 표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학계에 따라 저자 표기 순서나 규정에 세부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제1저자는 연구의 실무를 가장 주도적으로 수행한 저자를 일컫는 말이다. 수많은 대학원생은 논문작성을 위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 데이터를 집계하고 분석한다. 이처럼 연구 및 논문은 긴 시간과 노력을 전제하므로, 연구를 진행한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 기여도가 높은 사람을 제1저자로 칭한다. 그러나 논란의 주인공이 실제로 일정 부분 기여했을지라도, 제1저자로 표기될 만큼 논문에 필요한 ‘절대적인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하에 사회적 파장이 더욱 확장됐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에서, 이번 사건은 대학원 생태에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던진다. 대학원에서 연구나 논문을 위해 절대적인 시간을 충분히 투자하기 어려운 것은 대다수 대학원생도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노동] 열심히 공부하고 일한 당신, 쉬어라
김인아 / 한양대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교실 부교수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그간 감소세에 있던 자살 요인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10대와 30대, 40대에서의 증가폭이 크며, 이러한 현상에는 베르테르 효과를 포함한 여러 원인이 작용했으리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 덕분에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를 ‘탈환’했다. 자살률뿐만 아니라, 한국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또 다른 항목이 있다. 바로 ‘과로사’다.
[문화1] 퀴어 축제의 공간과 감정, 그리고 지방 도시
홍예륜 / 서울대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연구보조원
퀴어 축제는 주류 사회를 도발하고 기존 체제에 저항한다는 점에서 다른 축제들과 사뭇 다르다. 퀴어 축제는 ‘퀴어’라는 비가시화된 존재를 공적으로 드러내는 공간이자 하나의 운동 전략이다. 몇 시간, 길어봐야 며칠 정도 지속되는 축제를 위해 퀴어와 앨라이(Ally)들은 ‘굳이’ 혼잡한 도심지의 도로와 공원, 광장으로 나온다. 가시화 전략의 한 형태로서 축제는 두 가지 효과를 지닌다. 먼저 축제가 가진 유희성이 이벤트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춘다.
[IT] 21세기 정보제국의 원유, 개인정보
오병일 /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프라이버시권은 국가로부터 사적 공간이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않을 권리, 즉 ‘홀로 있을 권리(The right to be alone)’로부터 출발했다. 그러나 현대 정보사회에서는 자기 정보에 대한 통제권으로 그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정보사회에서도 감추고 싶은 내밀한 사적 공간을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개인정보는 그 개념상 일정한 공개와 활용을 전제로 한다. 나의 개인정보는 기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생성되고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수집·활용하도록 할 것인가를 규율하는데, 이는 사회적 권력 관계의 반영일 수밖에 없다.
[정치] 낙태죄 법제, 시대적 모순의 집약체
이은진 / 서울대 법과대학 석사 수료
2016년 9월, 보건복지부는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시행령’의 일부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법안은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호, 동법 시행령 제32조 제2호의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불법 인공임신중절을 명시하고, 그것을 범한 의사에게 부과되는 자격정지의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늘린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사실상 실효성을 잃은 낙태죄 조문을 재가동하려는 움직임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를 도화선 삼아, 낙태죄 폐지 운동이 재점화됐다.
[중앙아카데미아]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연대 가능성
강성애 / 국어국문학과 박사
지난 20년 동안 약 20여 개의 작품을 집필해온 노희경은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TV 드라마 작가 중 한 명이다. 초창기의 노희경은 불우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사실적으로 반영한 가족 이야기를 통해 삶에 대한 성찰을 꾀하여, 많은 시청자와 연구자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노희경은 자신의 삶에서 타인의 삶으로 시선을 돌린다. 이러한 변화는 노희경의 드라마가 가족 범위를 넘어서 다른 공동체와 사회 전반을 그리도록 했다.
[토론문] 노희경 작가론의 중간점검, 왜 아직도 노희경인가
스타 작가는 ‘한국 TV 드라마’라는 장르에서 그 자체로 고유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여타의 영상 서사물과 비교했을 때, 작가의 글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류를 계기로 한국 TV 드라마 산업에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거대자본이 TV 미디어의 시스템을 압도했다.
[인터뷰] 편견의 시대에 타자를 바라보기
■ 본 논문의 핵심개념인 ‘타자지향성’이 공동체 의식과 연결되는 지점을 작품을 통해 설명한다면? 타자지향성은 리스먼(D.Riesman)에 의해 제안된 개념으로, 동시대 타인들을 기준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타자지향성을 가질 때, 타자 중심으로 타자를 바라봄으로써 개인-집단 이기주의에서 벗어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할 수 있다.
[원우 작품소개] 고정된 의미를 반문하다
주세균 / 예술학과 박사과정
■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작업이 이뤄진다 작가로서 재료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러운 과정 중 하나였다. 다만 기존의 전통적 재료보다는 새로운 재료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 조각 작업을 할 때 작품을 마감하면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흔적인 ‘가루’에 대한 관심이 나아가 작품의 ‘재료’ 자체로 발전했다. 모래·베이비파우더·카올린가루 등의 가루입자를 이용해 의미나 기준의 가변성을 표현하곤 하는데, 이때 순서와 정렬 기준 등을 엄격히 지키며 설치하고 마지막 순간에 작품을 훼손시키는 방법으로 전시를 구성한다.
학내
[심층취재] 박사과정에 부과되는 ‘연구등록’ 의무
2008년부터 본교의 박사과정 및 석·박사통합과정에 입학한 자는 수료 후 ‘연구등록’에의 ‘의무’가 부과된다. 학교는 대학원생이 해당 의무를 수행하도록 정규학기의 등록금 외에 ‘연구등록금’이라는 낯선 명칭의 고지서를 추가로 발송하고 납부를 독촉한다. 납부금액은 계열별 해당 학기 수업료의 10%로, 2019학년도 등록금을 기준으로 했을 때 최소 549,100원부터 최대 955,500원까지 이른다. 이는 향후 논문 제출 예정 시기에, 해당 학기에 준하는 금액으로 재차 부과된다.
[사설] 염세(厭世)를 벗은 이들의 새로운 광장
지난 9월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본 집회에 200만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으나, 각자의 입장과 이해에 따라 추산인원에 대한 공방이 분분했다.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일대 도로를 가득 채운 시민들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도 뚜렷하게 모였다. 이번 ‘촛불’은 절실하게 요청됐으나 메워지지 않은 과거의 수사 공백과 지나치게 과잉된 최근의 수사 방식을 비판하며 발화(發火)됐다. 집회의 목적은 부당권력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기대하는 국민의 염원을 번번이 무산시켜온 검찰의 관행에 대한 전면 개혁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책잡기] 페미니즘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한 당신에게
‘페미니즘 입문서’로 불리는 이 책의 저자 벨 훅스(B.Hooks)는 40년 넘게 페미니즘 이론과 실천을 연구해온 페미니스트 사상가이자 문화비평가다. 그는 페미니즘 운동의 성공을 위해 이 책을 편찬할 것을 결정한 뒤 다음의 목표를 설정한다. ‘페미니즘에 대한 왜곡과 편견을 바로 잡을 것’ ‘페미니즘적 사고가 무엇인지 어렵지 않게 알릴 것’. 소기의 목적, 그 이상을 달성한 이 책은 페미니즘이 차이를 인정하고 내부 비판을 통해 갱신과 성장의 동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한다.
[책잡기] 새로운 시대의 상식을 원하는 당신에게
낙태죄에 대한 기억 하나. 똑같은 교복 무늬 너머로 재생되는 어떤 장면이 있다. 자신의 배를 내려다보던 여자가 대뜸 스스로 계단에서 구른다. 이어 심각한 표정의 의사가 보인다. 여자는 고개를 푹 숙인 탓에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다시 장면이 전환되며, 여자의 품에 아기가 안겨져 있다. 낙태죄에 대한 기억 둘. 고개를 돌려 마주하는 곳마다 검은색이 보인다. 결연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들어 외치는 여자들이 있다. 거리는 점점 더 검게 물든다.“낙태가 범죄라면, 범인은 국가다”라는 외침 역시 크게 울려 퍼진다.
[건축] 지역의 공공장소를 만드는 ‘사람들’
백선경 / 국민대 건축대학 강사
동시대에 이르러 공공성 창출을 위한 ‘참여(Participation)’는 더 이상 새로운 실천이 아닌 당위론적 위상을 점하고 있다. 특히 공공건축의 경우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기반시설로서 공공성 가치의 구현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곳의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부재해왔다. 이에 과정상의 주민 참여가 주요 사항으로 논의되고 있다. 은평구립 구산동 도서관마을은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건립한 지역 도서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문화2] 국가기록의 발자취, 국가기록원의 역사
김재순 /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장
과거 1988년 제5공화국(이하 5공) 청문회 당시, 핵심 인물들의 “기억이 없다. 나는 모르는 일이다”라는 일관된 답변에 국민들은 분노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관련 기록이 보존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필자는 이 시절을 거쳐 1992년 연구직 1호로 총무처 정부기록보존소에 입사했다. 정부기록보존소는 본래 1962년 5월 정부의 중요 기록물 보존을 위해 개설된 내각사무처의 총무과 문서촬영실을 전신으로 한다.
단신
[단신] 연구등록생 지원 사항, 사실상 미비
2019년 1학기 대학원 연구등록 안내문에 명시된 ‘연구등록생 지원 사항’을 그대로 옮겨보자면 ▲재학생과 동일한 재학신분 부여 ▲교내·외 장학금 수혜 가능 ▲도서관 및 실험실에 재학생에 준하는 이용 가능 ▲재학생에 준하는 주차요금 부과 ▲증명서 발급 할인 ▲전산실 등 교내시설물 이용까지 총 여섯 항목이다. 본지는 명시된 지원 사항들이 연구등록생에게 어떤 혜택을 보장하는지 검토해봤다.
[단신] 온전한 마침표를 위한 노력
지난해 12월 공론화를 기점으로 사회복지학과 성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자보 훼손 등과 같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피해자 연대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의지가 모여, 마침내 피신고인에 대한 인권대책위원회의 퇴학처분 권고가 내려졌다. 이후 본지의 취재 결과, 대학원지원팀으로부터 피신고인에 대해 “다시는 우리 학교에서 더 이상 수학할 수 없는 조치를 취한 상태”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공론화 이후 9개월이 지나서야 듣게 된 답변이었다.
오피니언
[교수칼럼] 진리를 향한 배움의 에움길
김한식 / 유럽문화학부 프랑스어문학전공 교수
이번 학기 처음으로 문화연구학과 강의를 맡아 ‘문학비평과 이론’을 진행하고 있다. 수강생이 많지 않지만 요즘은 시들해진 문학이론에 아직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그들의 눈빛에서 길을 찾아 헤매던 나의 대학원 시절을 떠올리기도 한다. 대학원에서 처음 문학연구 방법론을 배우면서 바르트(R.Barthes)와 주네트(G.Genette) 등으로 대표되는 프랑스 구조주의를 접하게 됐다.
[원우말말말]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상상력
민현기 / 철학과 석사과정
“나는 사회주의자다.” 이 선언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불편하거나 혹은 두렵고 혐오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온·오프라인에서 ‘사회주의’라는 단어에 가해지는 멸시와 폭력은 만연하다. 누군가는 사회주의가 너무 급진적이니 좀 더 온건하고 점진적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럴수록 나는 지금-여기의 문제는 자본주의고, 답은 사회주의라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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