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9.9.4 수 00:59
[포커스] 강사법을 말하다
강사법’으로 통칭되는 ‘개정 고등교육법(이하 강사법)’이 지난 8월 1일자로 시행됐다. 이후 처음 학기를 맞이하는 학교의 분위기는 다소 불안감이 감돈다. 2010년 조선대학교에서 시간강사로 재직하던 서정민 박사가 열악한 처우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해당 논의가 불거졌다. 이에 대학 강사제도 개선을 위해 ‘시간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고등교육법이 2011년 개정돼 2013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대학과 강사 당사자들의 반발로 네 차례 유예돼왔다. 강사들은 대량해고를 우려했고, 대학은 재정부담의 증가를 이유로 시행을 유보하고자 했다. 이윽고 지난해 강사 대표와 대학 대표, 국회 추천 전문가로 구성된 ‘대학 강사제도 개선 협의회’가 구성돼, 8개월 동안 18차례의 회의 끝에 국회의 의결이 이뤄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는 과정에서 대학은 선제적으로 강사와 강좌 수를 줄였고, 그로 인해 증가한 대형강의와 더욱 경쟁이 과열된 수강신청 등으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피해를 알리는 언론보도가 연이어졌다. 강사법이 대학 현장에 첫 발걸음을 뗀 이 시점, 이를 둘러싼 각자의 입장들을 살펴봤다.
[특집 인터뷰] 움직이는 악어들과의 만남
■ ‘움직씨’라는 출판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유다: …그렇게 우리가 일하게 된 지 10년이 조금 지났을 때, ‘아, 이렇게 살다가는 노예로 살다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어린이·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높이거나 그러한 시각을 발견하는 책이 많이 등장할 수 없었다. 원하던 기획을 가뭄에 콩 나듯 할 수 있는 환경에 너무 지쳤고, 이렇게 살아가는 건 별 의미없다고 생각했다. 비록 자본은 부족했지만, 10여 년의 경험으로 출판 노동에 대한 전문성은 확보된 상태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으니, ‘출판사’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노동력을 펼쳐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보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다음 길이 없으니까, 어쨌든 길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출판사를 시작하게 됐다.
[특집] 붕괴된 신화, 다시 쓰는 시의 윤리
이 글은 고백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겠다. 문학이 좋아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으나 대학원에 가서 현대시를 전공하게 된 것은 운명 같은 ‘이끌림’ 때문이었다. 힘겨운 20대와 30대를 지나며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시를 읽고 쓰며, 시에 대한 글을 쓰던 시간 덕분이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현대시를 전공하길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좋아하는 시와 시인들을 공부하며 나이 들 수 있다는 사실이 축복 같이 느껴졌다. 적어도 몇 년 전까지는.
[노동] 노동의 새로운 시계를 만들려면
강수돌 /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교수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이 우리 삶의 전반을 규정짓는다. 과연 한국의 노동자들은 어떤 노동 조건 하에 살아가고 있는가.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긴 노동시간을 자랑한다. 우리는 잘살기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일하기 위해 사는 셈이다. 왜 우리는 장시간 노동을 당연시하며 살게 됐는가. 장시간 노동체제로부터의 해방을 꾀하려면 우선 그 기원과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축] 회고를 넘어 전망의 터로, 민주인권기념관
최호근 / 고려대 사학과 교수
‘좋은 건축물’이란 어떤 것일까. 일반적인 경우, 발주자의 뜻이 잘 반영되면 좋은 건축물로 간주한다. 훌륭한 건축가는 발주자의 다소 모호한 표현 속에서도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파악해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일 테다. 몇 년 전 재소자를 위한 인문학 강의를 위해 서울 남부구치소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갖고 있던 소지품을 모두 데스크에 맡기고 마주한 격벽과도 같은 거대한 문이 열리자, 경험해보지 못한 공간에 발을 딛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문화2] 사회적 기억을 기록하는 발걸음
김익한 /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
우리 사회에서 지금처럼 기억이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된 적은 없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의 ‘기억’은, 언론은 물론 시민 모두의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를 외쳤고 “꼭 기억하겠습니다”는 약속을 되뇌었다. 우리가 외치고 약속한 이 기억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기록학에서 기억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000년대 이후 ‘기록 아카이브’에서 ‘기억 아카이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학계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록학은 과거 아카이브 기록을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를 해왔다. 주된 연구 주제는 기록의 인식론, 평가론이나 분류기술론을 중심으로 하는 기록 관리론, 기록의 물리적 보존론 등이다. 그러나 현대 기록학으로 오면서 주제 역시 다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IT] 어떤 정보가 ‘개인정보’일까
이대희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960년대에 이르러 컴퓨터와 통신기술이 발전하고 활용됨으로써 기존의 정보환경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새로운 변화에 따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개인에 관한 정보가 대량으로 수집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개인정보 수집·처리와 관련한 사생활 보호’라는 새로운 차원의 헌법적 문제가 대두됐고,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제기됐다.
[중앙아카데미아] 정상성에 균열을 내는 불완전의 정치
한국에서 여성의 몸은 ‘가부장 재현체계’에 길들여진 여성성을 제외하고는 사회에 존재를 드러낸다는 것만으로도 혐오·배제·낙인의 대상이 돼왔다. 성폭력 여성 생존자·디지털 성범죄 피해여성·불법이주여성·여성노동자·여/성소수자 등 가부장 재현체계 규범에서 벗어나는 ‘얼굴’은 드러나는 동시에 경계 너머에 위치돼야할 ‘얼굴’로 낙인화된다. 본 논문은 한국의 가부장제와 공모한 신자유주의체제 속에서 여/성의 몸을 윤리적으로 재현하고자 한 한국 디지털 비디오예술 작품에 주목한다.
[토론문] 저항의 외침을 역사화하는 또 다른 저항
김연호 박사의 말이 맞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여/성으로서 논의돼왔지만, 그 기호들은 제대로 발화되지 못했다. 가부장체제에 포획되고 희생된 여성들은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여성은 늘 사회적·경제적으로 요청됐지만, 여/성에 대한 목소리는 전체의 생존과 번영이라는 목적 아래 늘 막혀있었다.
[인터뷰] 흔적 너머의 얼굴들
■ 디지털 비디오예술사(史)에서 2000년대의 의미는? 2000년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새로운 예술의 해’라는 슬로건을 표명할 정도로 디지털 예술에 대한 가능성이 활발히 제기됐던 시대다. 본 연구는 디지털 비디오예술이 서구의 것을 모방하고 번역하는 예술이 아닌, 한국 예술로서의 독창성과 가능성을 도출할 수 있다고 봤다.
[원우 작품소개] 김치녀를 검색했을 때
김세연 / 조형예술학과 서양화전공 석사과정
■ ‘김치녀’를 작품 전면에 대두시킨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페미니즘은 물결처럼 퍼져나갔다. 이때 많은 여성들이 평생 가지고 있던 사고방식을 뒤엎으며 기존의 자신을 부정하는 계기를 겪었다. 같은 시기에 나는 서구권에서 동양인 그리고 여성의 삶에 대해 무력감과 분노를 느끼는 경험을 했다. 한국에 돌아온 직후 사건을 접한 당시 나의 모든 감정은 한 가지로 정리될 수 없었다. 화가 치밀었다가 무력해지고, 체념하다가도 저항하고 싶어 소리를 쳤다. 이러한 혼란을 겪은 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나의 외침을 담아야 했기에, 이를 작업에 그대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학내
[심층취재] 반듯한 ‘초지일관’을 기대하며
고대하던 제40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가 온전한 모습으로 꾸려졌다. 지난 해 12월 불거진 부정 선거 의혹과 이에 따른 당선자의 선거 무효 이후, 황급히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가 비로소 끝나고 약 9개월 만의 만남이다. 지난 6월 시행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이번 원총의 임기는 금년 9월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로 기존 회장단 임기보다 짧은 6개월이다.이번 원총은 임기 기간이 비교적 짧으나, 내년의 등록금 변동과 관련해 실질적인 관계를 맺기 때문에 보다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사설] 오늘도 우리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2018)는 10년 넘게 기분부전장애와 불안장애를 겪으며 정신과를 다닌 저자와 정신과 전문의의 대화를 엮은 에세이다. 특이한 점은 무명의 저자 백세희가 창작자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을 통해 한정판 책을 낸 뒤, 큰 호응을 얻어 출판사에서 정식 출간을 했다는 것이다. 인기에 상응하듯 연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비약적인 성과를 보이다, 올해 초 2편을 발간했다.
[책잡기] 미투 이후 고민이 더 많아진 당신에게
2018년은 ‘미투 운동’의 목소리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해였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묵인되어 온 성차별과 성폭력은 피해자의 고발과 지지자의 연대를 통해 사회 곳곳에서 감춰진 모습을 드러냈다. 2018년 1월 29일 서지현 검사의 검찰 조직 내 성폭력 피해 고발 이후 정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 스포츠계 등 사회 각 방면에서 미투 운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전방위적인 ‘미투’는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 성차별적 통념과 가부장제의 단단한 뿌리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우리는 2018년의 ‘미투 운동’ 이후 어떤 지도를 그려가고 있는가.
[책잡기] 보다 새로운 가족을 꿈꾸는 당신에게
한때 모든 자기소개서의 첫 줄을 “엄격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밑에서 성장하며…”라는 문구로 작성하던 시절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으리라는 견고했던 고정관념. 이 문구는 우리가 ‘결혼’이 곧 ‘이성 간의 결합’만을 뜻한다고 말하는 폭력적이고도 고리타분한 세상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유행하던 문구는 이제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와 ‘이성애 중심적인 사고방식’은 우리 일상 속에서 여전히 눈에 띄는 존재다. 혹시 당신 근처에도 있는가. 그렇다면 《펀 홈》을 추천한다.
[특집 기획의도] 나는 새가 아니요, 그 어떤 올무도 날 가둘 수 없다
어떤 ‘감수성’이 있었다. 한국 사회의 가장 민낯의 ‘부끄러움’을 기어코 드러냄으로써, 한 시대의 혁명과도 같다는 평을 들은 어떤 감수성. 그의 글에서 주인공은 독자를 향해 자신의 위악적인 내면세계를 토해내듯 발설한다. 끊임없이 자조하며 고백하는 주체, 그들은 항상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문학연구자 강지윤은 〈개인과 사회, 그리고 여성〉(2017)에서 “역설적이게도 ‘고백한다’는 ‘내면’은 그 죄의식 자체를 독자로 하여금 감정이입하도록 하는 효과를 자아낸다.”고 서술한 바 있다. 혁명과도 같은 감수성이기에, 감정이입의 효과가 지나치게 강력했던 것일까. 오늘날의 남성들 또한 ‘고백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문화1] 카니발의 유래와 현대적 의미
현대인들에게 축제란 무엇인가.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많은 축제를 경험한다. 문화예술과 관련된 축제, 화려한 봄의 꽃이나 가을의 단풍을 즐기는 자연 속 축제, 각 지역의 전통과 특징을 즐길 수 있는 축제나 한강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불꽃놀이 축제까지, 다양한 축제가 우리 주변에서 펼쳐진다. 이러한 축제들은 어떤 종교적 의미도 담지 않은 채 많은 사람이 함께 누리는 유희의 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치] 오래된 부재의 역사, 여성 시민권
현대 서구 문명의 뿌리인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는 민주 정치 공동체였다. 아테네에서 인류 최초의 투표가 이뤄졌다는 점과 시민 광장 ‘아고라(Agora)’의 존재가 이를 방증한다. 시민이 투표로 국가의 주요한 정책을 결정하고, 토론이 끝없이 이어지던 아고라의 도시인 아테네. 이처럼 아테네는 민주적인 정치 공간이었지만, 이곳에서도 배제된 이들이 존재했다. 바로 여성이다.
단신
[단신] 뉴미디어로 공명하는 평등한 세계, 네마프2019
지난 8월 15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2019)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이하 아이공)’의 주최로 기획된 이번 행사는 ‘새로운 상상, 새로운 쓰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서울아트시네마, 서교예술실험센터, 아트스페이스오 등 서울시 곳곳의 극장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단신] 대학원생들의 온라인 정보 공간, 김박사넷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된 최기영 서울대학교 교수에 대한 서울대 대학원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평가가 화제가 됐다. ‘김박사넷'에 공개된 그에 대한 학생들의 교수 평가가 매우 놀라운 점수였기 때문이다. 사이트 이용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실의 장점에 대한 한줄평’에는 “정말 좋은 분입니다” “내가 본 교수님 중 바른 학자/지식인의 모습에 가장 근접” “인품 A++” 등 칭찬 일색으로 채워졌다.
오피니언
[교수칼럼] 반세기의 침묵, 지각한 정의
정용숙 / DAAD-독일유럽연구센터 연구전담교수
과거사 청산과 화해에 있어 독일은 일본의 대립 모델로 여겨진다. 독일이 과거사 청산 모범국 이미지를 완성시킨 건, 독일 정부와 기업이 설립한 ‘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 재단(EVZ)’을 통한 외국인 강제노역 배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산되지 못한 과거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전시 국가와 군대의 성범죄 및 성 착취 문제 역시 뒤늦게 공론화됐으며 피해 배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원우 말말말] 예술기금과 예비 작가들의 속사정
공현진 / 예술학과 박사과정
이웃 마을 곳곳에 예술가가 산다. 구청·문화재단·주민센터는 연신 예술가들이 기획한 다양한 프로젝트로 온 동네가 풍성해지고 있다고 홍보한다. 이런 홍보 덕분에 실제로 마을에 예술가들이 많이 유입됐고, 국가에서는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역과 끊임없이 연계하고 있다. 예술 분야의 졸업생들은 지역 곳곳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월세를 내며,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국가기금정책들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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