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2.5.6 금 11:00
[포커스] 연구실 없는 연구자
‘연구’의 목적은 무엇인가. 새로운 과학적 발견 혹은 기술 개발, 사회적 현상에 대한 탐구 등 학문분야별 지적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다. 즉, 고도의 학술연구를 주요 목적으로 두는 일이다. 모름지기 대학원에 들어온 대학원생은 연구를 해야만 한다. 학습과 강의 중심인 학부 시절과는 달리 대학원 교육은 새로운 지식을 탐색하는 연구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만큼 대학원에서는 깊이 있는 학문을 탐구할 우수한 연구자가 중요하다. 그런데 연구를 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우들이 있었다. 인건비, 비대면 교육 등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가 도출됐으나 그중에서도 ‘공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원우들의 이야기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심지어는 도서관의 ‘대학원 열람실’을 사용하기 위한 학기별 눈치싸움도 있었다. 해당 기간을 놓치거나 정원이 다 차버리게 되면 갈 곳을 잃는, ‘연구실 없는 대학원생’의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연구실 없이 연구를 지속해 나가는 원우들의 고충에 대해 다뤄 보고자 한다. (중략) 지난 2월 ‘2022년 고등교육 현안 토론회’에서 이석열 남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사회변화에 걸맞은 대학원 혁신 방안을 위한 발표에서 대학원의 연구공간, 학습공간 등 물리적 측면에서의 대학원 행정지원 개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더불어 전국일반대학원장과 한국대학평가원 평가위원 중 101명이 응답한 만족도 조사를 분석했을 때, “대학원이 행정적인 측면에서 적절히 지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학습공간의 충분성이 3.34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고, 연구공간 제공도 3.40으로 낮았다”라고 말했다. 연구중심대학으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은 연구실 하나 없이 도서관 열람실을 떠돌며 연구활동을 지속해 나가는 연구자들에 대한 실태파악부터 시작해 그들과 함께 연구환경에 관해 논의하고, 학습자의 발전에 더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 연구의 몰입은 지식 생산의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물리적 연구 기반 마련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하고 필수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연구실에서 교수님과 그리고 선후배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며 연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사회] MZ세대가 원하는 '공정한 보상'
신재용 /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기업의 MZ세대 직원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조직 내 승진 토너먼트보다 사회의 계층 상승 토너먼트에 훨씬 더 관심이 있다. 사다리가 제거된 저성장 사회에서 믿을 것은 본인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의 주 관심사는 지금의 경험이 부의 축적을 통한 사회계층 상승에 도움이 되느냐이다. 토너먼트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계층 토너먼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계층 상승에 도움이 안 된다면 회사에도, 내부승진에도 큰 관심이 없다. 주식이나 재테크 관련 책이 경영경제 베스트셀러를 독식하고 회사에서 젊은 직원들의 화제는 업무가 아닌 주식이나 코인과 같은 재테크가 된다. 많은 젊은이에게 한국사회의 학벌과 능력주의를 우회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에서의 성공, 즉 재테크를 통한 자산소득의 축적은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됐다. 나는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근로소득을 결정해 온 시험기반 능력주의를 돌파하려는 MZ세대의 반란이자 의미 있는 시도라고 본다. 이들은 의사와 교수를 때려치우고 주식으로, 코인으로, 부동산으로 경제적인 자유를 얻은 사람들, 그리고 학벌 따위 상관없이 성공한 파워유튜버에게 열광한다. “저는 학벌보다 돈이 좋습니다만”을 외치는 젊은이들은 이제 기성세대가 했던 좋은 일자리를 위한 시험기반의 능력주의 경쟁을 뛰어넘은 새로운 계층상승 토너먼트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예술] 문화예술 분야 일자리 흐름 및 직업세계 변화
김중진 /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이러한 변화 흐름 속 미래에는 디지털 기술을 반영해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타 산업과 융합하는 역량을 갖춘 인력이 크게 요구될 것이다. 따라서 콘텐츠 분야 관련 기획자를 비롯해 관련 실무인력은 해당 분야의 디지털 기술과 융복합 관련 영역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적용 및 활용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본인이 종사하고 있는 분야와 연관된 분야를 융합해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내거나 본인의 업무 영역을 넓혀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시 말하자면, 융복합 두 분야의 전문능력을 갖춘 사람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여 이를 위한 노력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음악, 무용, 미술 분야의 경우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어렵고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성장이 어렵기 때문에 IP, 기술 등을 기반으로 기술융합 또는 타 분야와의 융합 등을 통한 시장확대가 필요하다. 해당 분야 종사자의 적극적 참여가 요구되며 변화하는 직업세계의 이해 등 인식개선 및 교육 등을 위한 노력이 정부, 학계 및 현장에서 병행돼야 할 것이다.
[IT] 운전이 필요없는 자유로운 이동의 시대
정구민 /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는 이동의 편리함·교통사고의 감소·교통 체증의 개선과 동시에 기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새로운 자율주행 모빌리티 산업 및 서비스 산업의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함께, 일자리 문제·해킹에 대한 위험성·사고 원인 분석의 어려움 등에 대한 추가적인 고민도 필요해진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관련 보고서의 내용 및 최근 주요 동향을 바탕으로 앞으로 오게 될 자율주행 시대와 여러 시사점을 고민해 본다. 레벨 4나 레벨 5 자율주행에서는 별도의 운전석 없이 자율주행 차량이 운전의 모든 것을 책임지게 된다. 이 때문에 레벨 4 이상 자율주행차량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승용차의 운전’ 중심의 현재 주요 도시 교통 시스템이 ‘자율주행차의 공유’로 바뀌게 된다. 현재의 승차 공유나 택시 예약 앱의 서비스 모델에 자율주행이 더해지면서 파괴적 변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목적지로 가기 위해 자율주행차를 예약하면, 사용자가 있는 곳으로 자율주행차가 도착하고, 목적지까지 자율주행으로 이동한 후에 사용자가 내리면, 자율주행차는 주차할 필요 없이 다른 사용자를 태우러 이동하게 된다.
[중앙아카데미아] 대중음악 공연의 다음 걸음
백보현 / 문화예술경영학과 박사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의 범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공연이란 같은 시공간에서 실연자와 관객이 상호작용하는 현장예술이었다. 그런데 팬데믹 상황에서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실연자와 관객 간의 접촉 가능성이 높아 감염병에 취약한 특성이 있다. 그로 인해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 혹은 무기한 연기되면서, 대중음악산업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로서 ‘온라인 공연’이 새롭게 떠올랐다. 온라인 공연이란 실연자와 관객이 직접 접촉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연 영상을 송출하는 서비스이다. 이는 작품을 영상화하는 디지털 콘텐츠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형태의 공연에서 관객 수용의 한계로 인해 발생했던 비용질병을 극복하고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또한 공연의 데이터베이스화는 물론이고, 무대라는 시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어 관객의 경험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예술적 함의도 크다. 전통적인 공연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한정된 범위를 대상으로 했다면, 온라인 공연은 관람객의 수, 공연 장소, 공연기술, 관객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연의 범위를 새롭게 확장하고 있다.
[독자칼럼] 미래에 대한 고민과 도전
이지오 / 단국대 섬유공예디자인학과 석사과정
대학원에 간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대단한 포부나 꿈이 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딱히 거창한 이유를 지니고 대학원에 진학하진 않았다. “이대로 끝내기에는 아쉽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학부 때 교수님이 졸업 이후의 여러 진로를 말씀해 주신 것 중 내게 가장 적합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 길을 선택한 것이다. 진학과 취업 중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할지 고민해 본 적도 있었다. 그때 교수님과 상담도 하고, 친구들과도 이야기해 보고, 혼자서 정보를 찾기도 했다. 고민 끝에, 취업을 바로 하는 것보다는 대학원 진학이 더욱 스스로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만일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가 있다면 자신이 무엇을 할 때 더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4학년은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늦지 않았다. 살아갈 날이 더욱 많은데, 그 시간을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야 하지 않겠는가.
[토론문] 온·오프라인 공연의 공진화를 위해
송혁규 / 백제예술대학교 연예매니지먼트과 교수
종합해 볼 때, 본 연구는 앞으로 엔데믹 시대에 대중음악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중요한 요인과 전략을 제안할 수 있는 연구로 학문적, 실무적 가치가 높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온라인 공연은 오프라인 공연과 공진화해 나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대중음악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후속 연구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예를 들어, 최근 온라인 공연에 활용되고 있는 각종 실감형 기술까지 고려한 연구가 가능할 것이다. 온라인 공연은 아이돌 콘서트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공연보다 더 큰 몰입감, 현장감, 상호작용감을 선사하기 위해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등을 포함하는 확장 현실(Extended Reality, XR)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온라인 공연의 기초 연구로서 2D 영상 공연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후속 연구에서는 기술 도입에 따른 온라인 공연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각 서비스 모델별 관람객의 몰입 경험을 분석한다면 더욱 연구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십자말풀이
응모기간: 5월 4일 (수) ~ 6월 1일 (수) 응모방법: 대학원신문 편집장 메일로 정답 발송 ahj332@naver.com 정답 및 당첨자 발표: 6월 2일 (목) * 향후 소정의 상품 전달을 위해 휴대폰 번호 등 일부 개인정보 공유가 필요할 수 있음.
학내 심층취재
[심층취재] 중앙이 갈 방향은 어디
본지는 지난달 익명제보를 통해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캠퍼스 정문에 위치한 이정표가 반대로 돼 있다는 것이다. (중략) 이에 본지는 지난달 22일에 관련 사항을 본교 관련 부서에 문의했다. 시설관리 총괄부서인 시설안전처 시설팀에게 정문 이정표가 반대로 돼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지 물었고 이들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원래 제대로 돼 있던 것이 갑자기 바뀐 상황이라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며 “정문 보도환경 개선 공사 중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싶어 총무팀에 문의를 한 상태”라고 답했다. 관련 사항을 총무팀에서 확인 중이며, 이정표를 아예 철거할 것인지 아니면 재배치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한 뒤 담당부서인 시설팀에게 업무를 재요청할 것으로 확인됐다. 혹자는 ‘이정표 하나 쯤이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소 두 달 가까이 잘못 배치돼 있음에도 조치가 없었던 것은,학교의 안일한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심층취재] 대학원신문 인지도 현황
앞서 밝혔듯 대학원신문이 있는 대학원은 드물다. 「2021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른 대학원생 수는 32만 7,415명으로, 287만 4,146명인 학부생에 비해 훨씬 적은 만큼, 학부에서 발행하는 대학신문과 별개로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높은 것일 수도 있다. 대학원신문의 존재가 잘 알려져 있지 않기도 하다. 본지는 학기당 4호, 매호 약 3,000부에 달하는 신문을 발행하며 타교 대학원신문 및 대학원총학생회를 비롯해 수십 곳에 우편 발송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주변 원우들과의 교류에서 체감되는 본지의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때문에 조교들의 협조를 받아 각 학과 단체 채팅방에 구글 설문지 링크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지난달 5일부터 13일까지 본지의 인지도에 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렇게 86개 학과 중 37개 학과 96명의 원우들의 응답을 받을 수 있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참여 수였으나 이 역시 대학원신문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를 방증하는 것이라 봤기에 설문 기간이나 홍보를 더 늘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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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사회적 회복력과 '안티 프레질'
임운택 /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
코로나19가 남겨놓은 상흔과 갈등을 사회가 온전하게 회복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과 갈등조정이 필요한데, 이러한 지원과 역할은 근대국가의 탄생과정에서 주어진 책무이기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지구상의 국가 대부분이 이러한 일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재난의 프랙탈(Fractal) 구조를 보면 재난을 ‘재난스럽게’ 만드는 것은 재난의 위기관리와 같이 국가를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중략) 그렇게 보면 사회의 회복력을 돕고, 갈등을 조정하는 국가의 책무와 역할이 자동기제가 아님은 분명하다. 다른 모든 재난과 마찬가지로 방역보다 어려운 과제는 방역 이후 사회의 회복력을 되찾는 것인데, 이를 지원하는 국가의 역할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최소한 회복 재생력을 갖춘 구조’ 즉, 위기에 오히려 더 강한 사회적·정치적 구조를 의미하는 ‘안티 프레질(Anti-Fragile)’의 사회 위에 기반할 때 가능하다. 자본주의 역사과정에서 끊임없이 유지되고 있는 국가와 사회의 긴장관계는 그러한 점에서 더욱 건강하게 유지돼야 한다. 그래서 ‘검수완박’처럼 재난극복과 상관없는 정치의 폴리테인먼트(Politainment)가 공론장을 혼탁하게 만들수록 시민사회의 합리적 소통 네트워크를 통해 안티 프레질 사회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재난의 회복과정은 더 깊은 상흔을 남길지도 모른다.
[사회] 노인을 배제하는 '디지털 포용'
정성식 / 시민건강연구소 박사후연구원
작금의 상황은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려 있는 ‘노인차별주의(Ageism)’와 무관하지 않다. 이는 ‘젊은 사람’의 생명에 더 높은 가격표를 붙이는 생명통치의 한 단면으로도 읽을 수 있다. 경제적 가치를 상실한 노인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사실상 ‘이등시민’으로 소외돼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은 이러한 실상을 암시하는 지표다. ‘K-방역’이 다른 나라와 견줘 노인의 생명 보호에 일정 부분 기여했을지는 몰라도, 이들을 사회적 소외로부터 지켜 주지는 못했다. 특히 비대면 사회로의 급속한 전환은 노인들의 ‘디지털 소외’를 더욱 심화시켰다. 온라인을 통한 재난지원금 신청과 백신접종 예약, QR 코드 인증을 통한 백신패스 정책 등은 ‘온택트(On-tact)’ 역량이 부족한 고령층에게 큰 장벽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이들을 표적으로 삼는 ‘메신저 피싱(Messenger Phishing)’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노인들의 디지털 접근성 제약은 사회적 삶의 토대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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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득양극화가 불러온 사회의 단절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각해진다. 이러한 양상은 근로소득으로는 ‘보통 사람’으로 살 수 없다는 불안을 키우고 사회 환멸과 일확천금에 대한 욕망을 심화한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영끌투자’나 ‘암호화폐 열풍’이 대표적 사례다. 더욱이 문제인 것은 소득계층 간 서로에 대한 갈등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소득층이 저소득층에 대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불평만 한다”라고 말하거나 반대의 상황에서 “부정부패했거나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부정적 인식은 계층 간 ‘거리두기’를 만들고, 심지어는 경제적 동일 계층이 아니라면 단절하려는 태도를 유발하기에 이른다. 본지에서 인터뷰한 30대 A씨는 “대화 주제도 안 통하고, 라이프 스타일도 안 맞는데 (다른 계층과는) 굳이 만나고 싶지 않다”라면서 “돈이 많다는 이유로, 돈을 쓰는 이유로 왜 눈치를 봐야 하나”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20대 B씨의 경우 “아르바이트비가 1주일만 늦게 들어와도 조마조마한데, 유튜브 속 또래 ‘금수저’들이 한 달에 몇천만 원씩 쓰는 걸 보면 불공평하다고 느낀다”라며 “그들이 정상적 방법으로 벌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억울한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부정적 감정은 계층 간의 심리적·사회적 거리감을 더욱 커지게 하고, 교류의 감소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어 ‘배타적’이고 ‘적대적’인 사회를 만드는 문제까지 이어진다.
학내 단신
[단신] BK21 연구단, 국제컨퍼런스 개최
본교 BK21 4단계 인공지능-콘텐츠 미래산업 교육연구단에서 이달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TechArt 국제 컨퍼런스 〈인공지능 시대 감성의 지형들〉을 온라인(techart- journal.org)으로 개최한다. 본 행사는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가 후원하고, 본교 첨단영상대학원 및 영상콘텐츠융합 연구소가 함께 주최하는 행사로 ‘데이터화와 감성에 대한 고찰’, ‘알고리즘 문화와 감각-만들기’, ‘감성과 미학적 실천들’을 다루는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컨퍼런스에는 들뢰즈의 철학을 통해 AI 시대 정동적 삶에 관해 논의할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도로시아 올코스키(Dorothea Olkowski) 교수와 『Emotional AI의 저자인 영국 뱅거 대학의 앤드류 맥스테이(Andrew McStay) 교수를 비롯해, 스위스 데이터 아티스트이자 2018 TED Talk 강연자이기도 한 키렐 벤지(Kirell Benzi)의 참여가 예정돼 있다. 또한 생체학 데이터를 이용한 다양한 데이터 시각화와 청각화 작업을 보여줄 한윤정 작가와 AI 로봇과의 인공공감을 다룬 설치작품을 선보여 온 노진아 작가 등 국내외 7명의 학자와 예술가들이 참여할 예정이기에 더욱더 주목할 만하다.
[단신] 교육부 인권센터 선도 모형 개발 시범사업 선정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대학 내 폭력, 인권침해 실태 및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2020)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전국 대학생·대학원생의 46.4%가 인권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본교에서는 이러한 인권침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적합한 보호조치를 하기 위한 인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본교를 비롯한 일곱 개 대학이 교육부의 대학인권센터 선도 모형 개발 시범대학에 선정됐다. 이는 작년 3월 개정된 고등교육법에 따라 올해 3월부터 모든 대학에 설치가 의무화된 인권센터의 안착을 위한 것이다. 시범대학 선정 유형에는 ‘인권센터 운영 선도’, ‘인권친화적 문화 조성’, ‘인권네트워크 구축·활용’ 총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본교는 서울과학기술대와 함께 첫 번째 유형에 해당한다.
오피니언
[교수칼럼] 구조가 원인이라는 말
이재호 / 철학과 부교수
우리는 “개별 사건의 원인 찾기”보다는 “사회적 통계에 대한 최선의 설명 찾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명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을 추천한다. “우리 사회의 청소년 자살률이 다른 나라의 경우보다 확연하게 높다는 사실에 대한 최선의 설명은 우리 사회가 청소년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후에 전개되는 논쟁은 훨씬 더 생산적이게 될 것이다. 어떤 화제성 강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개별 사건의 원인이 무엇이냐는 방식으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종종 강한 레토릭(Rhetoric)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학자라면 레토릭을 위해 엄밀성과 객관성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개별 사건은 보통 다양한 요소가 작용해 발생하며 개별 사건의 원인 분석에서 어떤 문맥과 가치에 중립적인 결론이 나오기는 어렵다. “누가 철수를 죽였는가?”는 기자가 좋아할 질문일 수는 있겠지만 학자가 좋아할 질문은 아니다.
[원우말말말] 생명의 본질을 바라보다
신건섭 / 생명과학과 박사수료
현재 나는 세포핵의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 4년간 거의 매일 생각하고 관찰해온 결과, 수많은 좌절과 환희를 ‘그것’을 통해 맛보게 됐고, 꽤 친해졌다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단 한 번도 핵의 ‘시작’에 대해 알고자 한 적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환원주의의 추구라는 명목 아래 좁은 시야에 얽매여 연구하고 있었고,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했다. 자연과학에 있어 편협한 사고가 얼마나 위험한지 수없이 배워 머릿속에는 있었지만, 정작 나 스스로 적용해 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러한 시선의 변화는 비단 나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현대 생물학은 분자적 패러다임이 지배적이라고 가히 말할 수 있지만, 운 좋게도 지금까지는 수많은 연구자의 노력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새롭게 개발된 첨단 도구들에 의해 자연 현상들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조차 생생하게 꿰뚫어 볼 수 있게 됐고, 통신 및 전자기술 발전 그리고 저장매체의 진보는 방대한 자료들의 축적을 낳았다. 또한 우리는 식량과 에너지를 충분히 얻어내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기도 하고, 수많은 질병의 정복, 노화 방지와 불로장생의 꿈을 감히 꾸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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