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7.27 월 10:47
[포커스] 인권센터, 원총 그리고 원우에게
지난해 4월 본교 인권센터가 실시한 인권실태 조사에서 대학원생의 참여율은 석사 324명, 박사 52명으로 약 8%에 불과했다. 응답률이 모집단을 대표하기엔 너무나 그 수치가 낮은 본 사례들은 대학원생의 인권 문제가 인식되는 것조차 어렵다는 사실을 시사한다.‘소년이 잘못하면 소년원을 가고 대학생이 잘못하면 대학원을 간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으려면 대학원생을 시키면 된다’와 같은 대학원생들의 자조적인 밈(Meme)은 계속 유행 중이다. 대학원생을 향한 이미지가 ‘오갈 데 없이 불쌍한 존재’로 치부될 만큼, 대학원은 모든 면에서 문제 인식 및 해결이 느린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침묵과 체념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해당 문제를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며 그만큼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인권센터는 그 이름과 설립 목적에 걸맞게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보편성에 안주하지 않고 대학원의 특수한 실정에 적합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원우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원총은 적극적으로 피해자 보호에 앞장서야 하며 나아가 보여주기식이 아닌, 원내 공동체적 인식개선 및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변화를 위한 노력에 모두가 걸음을 같이해, 인간의 가장 기본적 권리인 인권의 당위성이 모두에게 인식되고 대학원이 기피의 대상이 아닌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는 학문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생태] 생태배당과 생태적 전환
금민 /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소장
생태배당은 보다 직접적으로 기본소득의 생태적 효과를 보여준다. 기본소득의 재정원리는 기본소득 지급을 위해 거둔 세수의 전액을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평등하게 배당한다는 ‘과세와 배당의 결합 원리’로 요약할 수 있다. 탄소배출량을 감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자연재생 에너지 확대를 위한 투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산업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경제가 더 이상 ‘값싼 자연’에 의존하지 않도록 만들려면 탄소세는 필수적이다. 탄소세를 비롯한 생태세 본래의 목적은 당장 금지할 수 없지만 생태환경에 부담을 주는 생산의 비용을 높임으로써 이를 간접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는 탄소세가 대단히 역진(逆進)적이라는 점이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개인적 에너지 소비량은 다른 종류의 상품소비량에 비교할 때 미미한 차이만을 보여준다. 결국 높은 탄소세는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이어져 저소득층의 에너지 평등권을 침해하고 사회적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바이오] 잘 아플 수 있는 사회
조한진희 /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저자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눈부시게 발전한 의료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질병과 건강으로부터 더 자유로운 시대를 살게 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의료와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몸에서 질병과 죽음을 완전히 삭제시킬 수는 없다. 그리고 질병과 죽음이 완전히 삭제되는 것이 더 좋은 일도 아니다. 질병에 대한 차별과 낙인이 많은 사회일수록, 질병에 대한 두려움도 깊어진다. 게다가 우리 사회는 여전히 국민건강보험 보장률이 64% 수준으로 상당히 낮고, 전반적 사회 안전망이 턱없이 허술하다. 여전히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미끄러지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의료비 때문이라는 점을 떠올려 보면, 질병에 대한 두려움과 건강염려증 ‘환자’의 증가는 필연일지도 모른다.
[예술] 몸에 그리는 자아
부경환 / 아시아문화원 연구원, 《아시아의 타투》 편저자
학자들은 인류 문신 문화의 기원이 후기 구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지 모른다고 추측한다. 몇 년 전 대영박물관은 소장하고 있던 이집트 미라를 재조사하는 과정 중 남녀 미라 두 구에서 문신의 흔적을 새로 발견했다. 야생 황소, 양과 같은 동물 문양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선왕조 시대 예술에서 흔히 사용하던 상징 요소였다. 의료적·기능적 행위이자 사회적·예술적 행위로서의 문신이 5천 년 전에도 행해졌던 것이다. 타투가 그저 최근 몇 년 사이에 불어온 유행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이 독특한 문화적 행위는 생각보다 그 역사가 훨씬 길다.
[중앙아카데미아] 낭만주의 해석학의 음악이해:슐라이어마허와 딜타이의 해석학적 철학을 중심으로
장유라 심리학과 박사
‘낭만주의’를 “완전함을 향한 충족될 수 없는 동경”으로 정의한다면 이런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19세기는 낭만주의의 세기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낭만주의 해석학은 철학사적으로 합리주의의 해체, 즉 순수이성의 자기제한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등장했다. 또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분과학문을 위한 특수해석학에서 보편적 해석학 내지는 철학적 해석학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됐다. 낭만주의 해석학의 중심적 사유 대상이자 기본 정신은 ‘개성’과 ‘천재성’ 개념이다. 이는 곧 독자가 자신의 이해 능력을 발휘해 문헌에 표출된 저자의 개성과 천재성에 다가가고 ‘저자의 의도(Mens Auctoris)’를 재구성한다는 측면에서 문헌의 의미를 완전히 복원시키는 일을 중시하는 일련의 작업이다.
[토론문] 음악해석과 비평의 길라잡이
음악애호가의 입장에서도 음악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인문적 성찰은 우선 양적으로도 기대만큼 많지 않다. 이는 음악의 고유한 기호와 체계가 음악문법으로 훈련되지 않은 인문학도에게 해독하기 힘든 일종의 상형문자와 같기 때문이며, 반대로 인문학 특히 철학이 지닌 나름의 학문체계 역시 음악에 생소하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에 대한 효과적인 인문적 성찰을 위해선 두 학문 영역에 대한 통섭적 지식과 이해가 기본이 돼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장유라 논문이 이를 향한 초석이 되리라 여겨진다.
[인터뷰] 음악비평과 해석에 새로운 활력
장유라 심리학과 박사
낭만주의 해석학 연구를 더 확대해 슐라이어마허의 미학과 당시 다른 철학자들의 미학을 비교 연구하고 싶다. 또한 실천적 측면에서 음악의 해석과 비평을 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현재 음악미학연구회 소속으로 한국현대 창작음악의 비평과 해석에 대한 저서를 공동 발간하고 있다. 낭만주의 해석학 연구를 기반으로 한 음악해석학이 이러한 음악비평과 해석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이론으로 자리 잡기 위해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작품소개] 허상으로부터의 탈피
지리라 / 조형예술학과 서양화전공 석사과정
남근은 남성을 상징하는 불변적 성격을 가짐과 동시에 의미 부여를 통해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 나는 남근 표현을 통해 남근이 단지 인간 신체의 일부분이며 생식과 배설의 기능 외에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살덩어리임을 표현하고 싶었다. 즉, 남근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의 감각기관 중 시각은 반복적인 이미지에 노출되면 점점 무뎌진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남근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배치해 그 무의미함을 표현하려 했다.
학내
[심층취재] ‘생활의 영역’은 외면한 장학
교외로 시선을 돌려도 생활비 마련은 쉽지 않다.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한 학기당 150만 원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며 대학원생은 별도의 이자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타학교의 사례를 살펴보면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의 경우, 2017년부터 약 1억 원의 예산을 배정해 저소득층 및 갑작스러운 가계 곤란 상황이 발생한 원우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장학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취업 여부와 상관없이 가계의 곤란을 입증할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장학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또한 2018년부터 과학정보통신부는 해외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생 맞춤형 장학금 포트폴리오’ 제도인 스타이펜드(Stipend) 제도를 국내에 시범 도입했다. 이를 통해 국내 4대 과학기술원 소속 연구원들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보장한다.
[사설] 윤리적 성찰이 필요하다
기성 언론이 보이는 행태는 어떠한가. 사회라는 직조물 위에 어떤 씨줄과 날줄이 얽혀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피상적인 현상만을 물어뜯고 있지 않은가. 그들이 물어뜯는 이빨에 다칠 개개인은 보이지 않았던가.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접근 없이 받아적기만 하는 행태는 언론사에게 일 보의 후퇴이지만 사회적 영역에서는 열 보의 후퇴가 될 수 있다. 언론은 그들이 내디딘 한 걸음이 사회 변화에 정비례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뒷걸음질친 한 걸음은 더 큰 퇴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늘 기억해야 한다. 책임감 있는 보도가 비로소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읽기] 파편이 모여 칼날이 될 때
SNS 세상 안에서 행위자는 ‘나’라는 개인을 얼마든지 조각내고 또 의지에 따라 이어붙이기도 하는데, 이 모습은 일종의 콜라주를 연상시킨다. 그렇게 파편화된 정체성은 ‘정보의 바다’를 유영하며 자유를 만끽한다. 빠른 속도와 파급력을 특징으로 하는 온라인 환경에서 그 개인들은 매일같이 모습을 바꿔가며 비교적 쉽게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나와 생각이 같은 자들을 모으고 권력을 얻을 수 있는, 꽤나 매력적인 일을 경험하기에 이른다.
[영화읽기] 핏줄과 시간의 무게
과거 가족이란 개념은 핏줄로 이어진 관계로 선택할 수 없는 절대적인 관계였다. 하지만 현재 가족의 의미는 전통적 개념에서 벗어나 개인과 개인이 정서적 공감 및 교류를 통해 이뤄낸 연대를 기반으로 크게 확장됐다. 이처럼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등장하고 있는 오늘날,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6년간 키워온 자식이 산부인과에서 뒤바뀐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020년 하반기 대학원신문 신입편집위원 모집
모집기간: 2020년 7월 13일(월) ~ 2020년 7월 29일(수) 전액등록금 지원 혜택
[사회] ‘성착취자-난민’과 ‘피해자-여성’이란 이분법
전의령 /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조교수
여기서 우리는 ‘성범죄자로서 난민’과 ‘그 희생양으로서 한국 여성’이란 이분법이 2018년에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닌 훨씬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중후반 이후 국가의 다문화 정책이 등장한 이래 이주노동자·난민·조선족 등의 타자는 종종 성범죄자의 얼굴로 재현되며, 위의 이분법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급성장해 온 반다문화·반이주민 담론에서 반복적으로 동원돼 왔다. 2008년의 양주 여중생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진화해 온 인터넷 반다문화 담론에서 이 이분법은, 국가의 다문화·이주노동 정책하에서 이주민이 새로운 특권층이자 착취자가 됐고 반다문화의 전도된 피해의식을 구성하며, 반다문화가 어떤 젠더화된 정치적 상상력 안에서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노동] 라이더의 투쟁
박정훈 / 라이더유니온 노동조합 위원장
플랫폼 노동조합은 우연한 계기로부터 시작됐다. 2018년 더운 여름날, 야외노동자들에게 추가적인 수당을 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고민을 했고, 하루 정도 1인시위나 해보고자 맥도날드 광화문 본사 앞에서 “폭염수당 100원을 주세요”라고 쓴 피켓을 들었다. 이 문제를 다시 가라앉게 둘 수는 없었기에 개인이 아니라 조직을 만들 필요성을 느꼈고 그해 8월,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다. 오픈된 익명게시판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비밀조직이었지만 오픈채팅방 사람이 늘었다고 해서 어떠한 기능을 하는 ‘조직’이 될 순 없었다. 그래서 두 가지 일을 먼저 시작하게 됐는데, 첫 번째는 기본적인 사고 및 산재 상담이었고 두 번째는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모으는 것이었다. 배달 일이 자랑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가족들에게도 말하지 못한다.
[정치] 최고의 정치학교는 우리의 일상
이동수 / 청년정치크루 대표
언제나 정당이 앞장서서 인재를 양성하고, 정치학교를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가장 좋은 정치학교는 바로 우리의 일상이다. 주변 이웃들이 처한 어려움을 우리의 손으로 하나둘 해결해 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미래를 짊어질 자격이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정치인을 양성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많은 예산을 투입해 청년정치학교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정치적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 데에 걸림돌이 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우리 청년들은 스스로 잘해나갈 것이라 믿는다.
단신
[단신] 코로나19로 변화된 원총의 공약과 도서관 프로그램
원총은 임기 동안 6개의 공약을 내걸었고 상반기 동안 노트북 1대를 추가, 복지장학금 예산을 전년 대비 1억 증액해 총 3억 5500만 원을 확보했다. 2019학년도 오프라인 교육이 2020학년도에 시행되지 못함에 따라 현재 수요가 많은 교육을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제작 및 제공하고 있다. 5월 25일 기준 온라인 교육에 참여한 원우는 345명이다.올 하반기엔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지고 대체된 사업들과 예정된 계획들이 부디 충실히 이행돼 원우들에게 더 많은 복지혜택 및 지원이 돌아가길 기대해본다.
[단신] 상반기 연구 실적 및 지원, 무엇이 달라졌나
한국학술지인용색인 KCI(Korea Citation Index)에서 저자소속기관 중앙대학교를 기준으로 2019년 7~12월에 해당하는 하반기를 설정한 경우, 총 951개의 논문이 검색됐다. 하지만 이에 비해 2020년 1~6월에 해당하는 상반기의 논문 개수는 501개로, 확연히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변화의 폭이 크진 않았지만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그 영향은 하반기 연구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구 독려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본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연구 성과 지원금 제도의 접수 및 지급시기가 매월 진행되는 것에서 학기별 1회로 변경됐다.
오피니언
[원우말말말] 하루 오감(五感)
배소연 / 영상학과 석사과정
코로나19로 인해 두 달째 재택근무를 하는 지인을 오랜만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근래 느낀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는 처음에는 왕복 3시간 걸리던 출퇴근길 지옥에서 해방된 것이 마냥 기뻤으나 점차 시간이 흐르자 극강의 답답함에 사로잡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휴식을 위해 잠시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는 도중,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마스크를 내렸을 때 느꼈던 나무와 꽃의 향기가 그 당시의 답답함을 일부 해소시켜줬다고 한다. 이후 그는 인간이 조금 더 질 높은 인생을 살기 위해선 하루하루 자신의 감각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신문평가] ‘씀’이 ‘금’을 낼 것이다, 반드시
대학원 등록금이 또 인상됐다. 나라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참으로 명료하고 신속한 진행이 아닐 수 없다. ‘학내’ 면의 사안은 경중 없이 모두 중요하지만, 생계와 연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등록금은 항상 본지의 최우선-최대의 기삿감으로 선택돼야 한다. 최종적으로 등록금 인상을 막아낼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본지의 열렬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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